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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명예교수 |
대구권 광역철도(구미~대구~경산)가 2024년 하반기에 개통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대구·경북도 광역철도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광역철도가 가져올 변화는 수도권 광역철도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수도권 광역철도는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도)은 물론이고 충남 천안·아산과 강원도 춘천까지 연결되어 있어 이들 지역이 하루 생활권이 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더 나아가 수도권 광역철도는 이들 지역이 하나의 거대 경제권을 형성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대구권 광역철도는 구미와 경산을 잇는 약 62㎞ 구간에 8개 역(구미역, 사곡역, 북삼역, 왜관역, 서대구역, 대구역, 동대구역, 경산역)을 정차역으로 하여 개통될 예정이다. 그리고 향후 필요에 따라 역의 추가적인 건설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권 광역철도가 가져올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역의 추가적인 건설을 통해 광역통행수요를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광역통행자들의 환승 불편을 줄일 수 있도록 환승 인프라(예: 환승주차장, 복합환승센터, 대중환승센터)의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 왜냐하면 광역철도는 다른 대중교통수단과 마찬가지로 문전(door-to-door) 서비스가 불가능한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는 만큼 교통수단 간 환승의 불편을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선 대구권 광역철도의 8개 역 가운데 환승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측되는 역에 환승 인프라의 확충이 검토되어야 한다. 대구권 광역철도의 8개 역 가운데 다른 교통수단과의 환승수요(버스 환승수요와 승용차·택시 환승수요)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역은 광역철도의 기·종착역인 구미역과 경산역이다. 따라서 이들 역에는 대중교통환승센터와 환승주차장을 모두 갖춘 복합환승센터의 건설이 우선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버스 환승수요가 많을 것으로 전망되는 대구역, 서대구역, 동대구역, 사곡역은 먼저 광역철도와 버스의 효율적인 환승이 가능하도록 대중교통환승센터의 확충이 필요하다. 그리고 승용차·택시 환승수요가 구미역과 경산역 다음으로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곡역과 왜관역은 환승주차장의 확충이 필요하다. 아울러 향후 여건(주차장 부지 등)이 마련되는 대로 대구역, 북삼역, 동대구역, 서대구역의 경우에도 환승주차장의 확충이 추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방문했던 일본 규슈의 중소도시인 오이타(大分)역에는 대규모 환승주차장은 물론이고, 역 광장(대중교통환승센터)에 키스 앤 라이드(Kiss & Ride)를 위한 20분 무료 정차공간까지 충분히 마련되어 있었다. 그리고 조그만 시골의 철도역 부근에도 어김없이 충분한 규모의 환승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우리 수도권 사례도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도권의 도시들이 환승 인프라의 확충을 통해 도시의 개발 잠재력을 어떻게 높이고 있는지, 나아가 수도권 전체가 하나의 광역경제권을 만들고 공간적 분업체계를 어떻게 만들어가고 있는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광역철도는 중장거리 지역 교통수단이어서 개인 통행(person trip)의 최초 출발지와 최종 목적지를 오고 가기 위해서는 환승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환승 인프라의 확충은 광역철도의 개통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제 대구권 광역철도의 환승수요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환승 인프라의 구체적인 공급계획(유형, 입지, 규모, 시기 등)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다소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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