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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극〈시인〉 |
2022년 11월5~6일, 1박2일 일정으로 '학생독립운동기념일 기념 제64회 전국 60㎞ 극복등행대회'가 팔공산 일원에서 열렸다. 작년이 64회 대회니까 65년 전에 1회 대회가 개최되었다는 말이다.
대구에서 65년 전에 그것도 광주의 학생독립운동을 기념하여 등행대회가 열렸다는 사실이 놀랍고 64회 대회까지 끊이지 않고 이어져 왔다는 사실이 더욱 놀랍다.
65년 전 1959년 10월23일부터 25일까지, 2박3일의 일정으로 팔공산맥 60㎞를 조별로 등행하는 대회가 열렸다. 대한민국 최초의 등행대회였던 이 행사의 공식 명칭은 '학생의 날 기념 제1회 전국 60㎞ 극복등행대회'. 주최는 1957년 창립된 경북학생산악연맹(KSSA)이었다. 그 후 등행대회는 해마다 거행되었는데, 2022년에는 초창기에 비해 그 규모와 취지는 바뀌었지만 제64회 대회가 열렸다.
1957년 6월30일은 경북학생산악연맹이 창립된 날이다. 국립종합대학인 경북대와 사립 단과대학이었던 대구대학, 청구대학, 계명대학 산악부와 각 중고등학교 학생으로 연맹체를 구성한 창립총회에서는 경북대 문리대 이효상 학장을 회장으로 부회장에는 경북대 최영호 교수와 청구대 류일지 교수를 추대했다. 회무를 총괄하는 실질적인 운영의 책임은 대학생들이 맡았다.
당시에 등산이란 일반시민들에겐 생소하기 이를 데 없는 행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처음으로 학생산악연맹의 기치를 세운 것은 선구자적인 활동이었다. 그 후 창립등반, 학술조사등반, 암벽등반 강습회, 적설기 훈련등반 등 여러 차례 행사를 거치면서 학생산악연맹의 면모는 나날이 발전을 거듭했다.
경북학생산악연맹은 1960년 8월1일부터 5일까지 닷새 동안 가야산에서 제1회 하계산간학교를 열었다. 이 행사는 경북학생산악연맹의 체계적인 교육과정으로 산악인들의 전문성 향상에 크게 기여하였다. 주로 고등,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정기적으로 산악학교를 개최한 것도 경북학생산악연맹이 전국 최초였다.
초창기 경북학생산악연맹의 강령에 따르면 '우리는 등산 인구가 5만명에 이를 때까지 산악 운동과 등산 교육에 매진한다'고 되어있다. 모든 국민이 등산을 일상으로 여기고 등산 인구가 천만을 넘어 각종 산악회가 차고 넘치는 요즈음 생각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65년 전에 등행대회, 산간학교 등 산악 운동 전반에 전국 최초의 모범을 보인 경북학생산악연맹의 활동이 계속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박지극<시인>

박지극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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