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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걸 국회의원 (국민의힘) |
우리의 모든 사회적 활동은 선택의 연속이다. 최선의 결과를 기대해 선택·행동하지만, 기대만큼 결과가 발생하지 않는 때도 있다. 많은 경우 나의 선택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선택도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나와 상대방 모두 최적의 전략을 선택해도 두 사람 모두에게 최악의 결과가 도출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상대방이 있는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선 전략적 선택을 하거나 미리 협조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이렇게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를 예상해 나의 선택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을 전략적 상황(strategic situation)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의 행태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게임이론이며, 대표적으로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 게임'이 있다. 서로 간의 협조가 허용되지 않고 단 한 번만 이루어지는 게임에서 공범자 두 명이 분리되어 수사받는 경우를 가정하자. 범죄자 각각은 범죄를 부인하거나 자백하는 전략이 있다. 둘 다 범죄를 부인하는 경우와 둘 다 자백하는 경우, 둘 중 하나는 자백하고 다른 이는 부인하는 경우가 가능하다. 두 범죄자에게 '최선'의 결과는 둘 다 부인해 풀려나는 것이다. 그러나 서로의 의중을 알 수 없으므로 상대가 자백하고 나만 부인하면 나는 훨씬 더 무겁게 처벌받는 구조로 인해, 각각 자백하는 것이 각자의 '최적'의 전략이다. 각각 최적의 전략을 선택했지만, 최종적으로는 두 사람 모두 처벌되는 최악의 결과를 맞이한다.
그렇다면 죄수의 딜레마 모형에서 상대방과 협력할 수 있거나 게임이 여러 번 반복된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협조적 게임에서는 최선의 결과에 바로 도달할 것이고, 반복적 게임에서도 게임이 반복될수록 참여자 사이에 협조적 분위기가 조성되어 당사자 모두에게 최선의 결과를 가져온다. 미국의 정치학자 로버트 액셀로드(R. Axelrod)는 그의 저서 '협력의 진화(The Evolution of Cooperation)'에서 반복적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 참여자 모두가 가장 큰 이익을 얻는 전략으로 '팃포탯(tit for tat)'을 꼽았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번역되는 이 전략은 먼저 협조로 시작하되 비협조에는 비협조, 협조에는 협조가 따른다는 호혜와 응징의 단순한 원칙이 효율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협력이 나만이 아닌 우리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협력의 진화를 설명한다. 액셀로드는 또한 제1차 세계대전 당시의 참호전을 예로 들어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반복적으로 시행할 경우 서로 협조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설명한다. 결국 가장 빠르게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게임 참여자 간의 협조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게임이론은 경제 분야에서 많이 활용되지만, 정치현실에도 적용될 수 있다. 상대방이 있는 정치권에서도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 처음부터 정치집단 간에 긴밀히 협조하고, 계속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서로 간에 신뢰를 쌓아야 할 것이다. 국회는 지금, 반도체 등 핵심기술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경쟁 구도에서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가전략기술 관련 시설투자세액공제 비율 상향에 관한 법률안 등을 심사 중이다. 또 지역균형발전과 경쟁력 강화 그리고 '글로컬化(glocalization)'의 기반이 될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안과 같은 안건들도 논의 중이다. 여야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대내외적 상황에 최선의 결과가 도출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류성걸 국회의원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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