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4년전 3·1 투쟁의 진원지 대구경북, 민족투혼 기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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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01  |  수정 2023-03-01 07:01  |  발행일 2023-03-01 제27면

1919년 3월1일 한반도 조선에서 시작된 독립만세운동은 세계사에서도 평가되는 민족·민권운동이다. 이해 4월 초까지 이어진 조선인의 궐기는 약소민족의 울분과 독립을 향한 비폭력 평화주의를 만방에 떨쳤다. 대구경북도 시차를 조금 달리했을 뿐 서문시장에서, 동성로에서, 임청각의 안동에서, 영일만 포항에서 그야말로 거족적으로 일어났다. 경술국치(1910년 8월29일) 9년 만의 만세운동으로 5천여 명의 조선 민초들이 사망했다는 기록이 있다. 104년 전이다. 그 정신은 상해임시정부를 거쳐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고스란히 전수됐다.

일찍이 국채보상운동(1907년)의 발상지였던 대구경북은 항일독립운동에 관해서도 선도적이었다. 민족의 독립을 놓고 누가 잘했니 따진다는 것은 민망한 일이지만, 숱한 독립의병운동가들을 탄생시켰다. 독립운동유공자 등록 인원 1만7천여 명 중 대구경북은 2천300여 명으로 서울, 경기도보다 많다. 항일 최대 무장투쟁 조직인 대한광복회도 대구에서 결성됐다. 이육사 이름도 대구형무소 수인번호 264에서 유래한다.

2023년 3·1절 오늘 또 다른 시대변화가 우리 앞에 있다. 코로나 엔데믹 속에 3·1절을 연휴 삼아 한때 주적이었던 일본으로 떠나는 이들이 줄을 잇고 있다. 우리가 그날의 설움과 한(恨)을 24시간 일상에서 반복할 수는 없다는 측면에서 이해도 된다. 하긴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 10대 강국을 넘보게 됐다. 그래도 분명한 점은 3·1운동 전후 어떻게 나라가 망하고 또 어떻게 선열이 투쟁하고 이어 우리가 근대국가를 구축했는지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억하지 않은 역사는 반복된다. 대구독립운동기념관 설립도 그런 기억을 보증할 과제의 하나로 덧붙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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