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키트 공동구매 2시간 만에 완판…매출 5천500만원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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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25 16:32  |  수정 2023-04-25 17:45  |  발행일 2023-04-26 제13면
밀키트 판매 석달 만 매출 극대화
매일 평균 20만원어치 밀키트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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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만난 강종수 최강찜갈비 대표는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의 대안은 밀키트"라고 말했다. 글·사진=손선우기자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강종수(58)씨. 강씨는 지난 2월 밀키트(간편조리식) 배송으로 곤욕을 치렀다. 인터넷 공동구매 플랫폼에서 판매한 찜갈비 2천개가 출시 2시간 만에 동이 나서다. 그는 "고모와 사촌을 불러 4명이 새벽 3시부터 오후 8시까지 끼니도 거른 채 밀키트를 제작했다"고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 달 판매한 밀키트만 5천500만원상당이었다.


밀키트 판매에 나선 건 작년 12월이다. 석 달 만에 매출이 급상승한 뒤로 월 매출이 4천만원에 이른다. 그는 "처음엔 주문이 한 건도 없었지만 지금은 매일 평균 20만원어치 밀키트 배송 주문이 들어온다"면서 "한 번 구매한 고객이 일주일에 한 두번 이상 주문한다. 향후엔 매장판매는 접고 밀키트 등 온라인 판매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의 사업은 트렌드와 정부 정책에 발맞춰 변화했다. 2017년까지 직원을 8명 둔 식당을 운영했다. 월 매출은 4천만~5천만원이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업종을 술집으로 바꿨다. 그는 "술집을 차린 건 종업원을 적게 쓰기 위해서였다. 보통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인건비만 오르는 것으로 여긴다. 그런데 거래처도 인건비 상승에 따라 거래금을 올린다. 수익 구조가 마진 20%, 나중엔 0%로 떨어진다. 심지어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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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만난 강종수 최강찜갈비 대표는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의 대안은 밀키트"라고 말했다. 글·사진=손선우기자

그는 술집을 차린 지 4년 만에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를 맞았다. 방역지침에 따라 영업시간이 제한되자 월 매출이 3천만원에서 400만~50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시간이 줄면서 적자는 쌓였다. 임대료와 전기료도 감당하기 버거웠다. 결국 2021년 4월 찜갈비 가게를 열었다. 다시 월 매출은 3천만원까지 치솟았다. 38년에 달하는 자영업 경력 덕분이었다. 안심할 수는 없었다.

 


지난해 초엔 밀키트 제작에 나서 한 달 만에 배송 제품을 내놨다.하지만 출시에 앞서 광고 마케팅과 판로 타겟팅 과정에서 벽에 부딪혔다. 그때 대구시에서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밀키트 지원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참여했다. 미래지역산업개발원의 전문컨설팅을 받아 스마트스토어의 상세한 부분까지 마케팅 노하우를 알게 됐다. 그는 "아직 성공을 논하기는 이르지만, 인건비 상승이나 전염병 확산 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자영업자의 대안은 '밀키트'라고 생각한다"면서 "모든 밀키트가 잘 팔리는 건 아니다. 품질이 뛰어난 제품은 판매량이 오르거나 유지된다. 아무리 포장을 잘 해도 신뢰를 얻고 보편적인 입맛을 사로잡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74개 상가가 모인 '범어식주가무명인골목'의 상인회장을 맡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를 극복한 경험을 살려 침체된 상권 부흥을 위해 골몰 중이다. 강씨는 "자영업자들은 코로나팬데믹때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 대출을 받아 겨우 임대료를 냈는데 손님이 줄어 매출을 내지 못해 이자 상환을 못한 상태다. 생존을 위한 자구책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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