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맞아 김유희 영양교육지원청 교육장 인터뷰 "성적보단 개성 찾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 손병현
  • |
  • 입력 2023-05-15  |  수정 2023-05-15 11:42  |  발행일 2023-05-15 제15면
아이들 눈높이 맞춤 교육 지향

교권 회복 법·제도 마련돼야

영양교육 만족도 향상에 최선

스승의 날 맞아 김유희 영양교육지원청 교육장 인터뷰 성적보단 개성 찾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김유희 경북도 영양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자녀교육 때문에 영양을 떠나는 일이 없도록 학부모로부터 공교육에 대한 신뢰와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선생님은 있어도 스승은 없다, 학생은 있어도 제자는 없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난 선생님이지 스승은 못 되지 않을까'라는 반성을 하면서 과거를 돌아봅니다."

5월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경북 영양군의 교육 수장을 맡은 김유희 경북도 영양교육지원청 교육장을 만나 '스승의 날'의 의미와 앞으로 영양교육 정책 추진에 대한 포부를 들었다.

매년 스승의 날이면 과거 교사 시절 함께했던 아이들과 지금의 그를 있게 해준 스승이 생각난다는 김 교육장은 "고사리손으로 정성껏 감사의 편지를 써 준 아이들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아이들에게 주는 사랑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교육장은 최근 고인이 된 권대춘 선생님과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 은사였던 김명희·김해수 선생님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나의 롤모델이자 당시 국민학교 5·6학년 담임이었던 권대춘 선생님은 늘 열정적이고, 학생들에게 사랑을 아낌없이 나눠주면서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연구하는 교육자였다"고 말하며 살짝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는 말씀을 해 주신 김명희 선생님 덕분에 언제나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며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도해 준 김해수 선생님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게 됐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가난한 농부의 막내딸로 태어나 대학 진학은 그저 꿈이었던 시절을 보낸 김 교육장은 좋은 스승의 영향을 받아 교육대학에 진학해 초등학교 교사가 됐다고 한다.

그는 "교직 생활에 늘 만족하면서 즐겁게 근무해 왔지만 30대 초반 육아와 살림을 병행할 때는 힘들기도 했다"며 "그저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수업을 하자는 생각으로 인성교육 연구대회, 독서교육연구대회 등에 도전하면서 연구부장을 맡았다. 이런 경험으로 장학사 시험을 치러 새로운 일을 맡게 됐고 장학사와 교감, 교장 등을 거쳐 교육장이 됐다"고 말했다.

긴 삶의 여정을 말하던 끝에 "다시 교사로 돌아간다면 성적을 올리기 위해 많은 것을 가르치기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자신의 개성을 개발하고 많은 추억을 쌓도록 해 줄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넌 정말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아이야'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김 교육장은 최근 '무너져 가는 교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다양한 정신적 압박감으로 인해 사명감이 약화되고 교단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교사노조연맹의 설문조사에서 교사의 87%가 이직 또는 사직을 고민한 적이 있다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했다. 이어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과 생활지도를 보장하는 법과 제도가 마련되고 교사의 인격권과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관련 프로그램도 추진해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교직원들이 마음 편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근무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 권위를 앞세우기보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칭찬과 격려로 지지하고, 소통과 협력할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교육장은 영양 지역 교육 발전을 위한 핵심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영양은 인구 1만6천명, 학생 수도 1천여 명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은 지역이다. 작은 지역의 강점은 한마음으로 뭉칠 수 있고, 교육정책을 현장에 바로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학생과 학부모, 교원, 지역민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영양 교육을 위해 교육 공동체 개별 맞춤·선택형 교육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밖에도 △모든 학생 기초기본학력 강화 △영양형 이음 교육을 통한 학교급 간 교육 연계성 제고 △미래지향적인 교육환경체제 구축 △교육 공동체와 함께하는 적극 행정 등도 핵심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끝으로 김 교육장은 "지역 관계기관과 소통해 영양교육에 대한 홍보와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자녀교육 때문에 영양을 떠나는 일이 없도록 학부모로부터 공교육에 대한 신뢰와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글·사진=손병현기자 why@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손병현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