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보다 베짱이 챙겨주는 '실업급여' 손본다…당정 하한액 하향·폐지 검토

  • 정재훈
  • |
  • 입력 2023-07-13  |  수정 2023-07-12 15:00  |  발행일 2023-07-13 제4면
민당정 공청회 "'시럽급여' 안돼…역기능 줄이고 순기능 늘려야"
개미보다 베짱이 챙겨주는 실업급여 손본다…당정 하한액 하향·폐지 검토
국민의힘 임이자 노동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실업급여 제도개선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여당이 현행 최저임금의 80%인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거나 아예 없애는 방안을 추진한다.일하고 받는 세후 월급보다 실업급여가 더 많은 모순적 상황은 물론 부정수급 문제도 끊이지 않자 근본적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는 설명이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12일 당 노동개혁특별위원회의 '실업급여 제도개선 민당정 공청회' 후 브리핑을 같고 이같이 밝혔다.

박 정책위의장은 이날 공청회에 대해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포함해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방향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하한액 하향과 폐지 중 어느 쪽에 무게가 실리느냐'는 질문에 그는 "모든 것(을 보고 있다)"이라며 "의견을 좀더 수렴하겠다는 말씀으로 이해해달라"고 답을 피했다.

이는 취업보다 실업급여 혜택이 더 많아 취업 유인이 떨어진 고질적인 병폐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현행 제도대로라면 주 40시간을 근무한 최저임금(시급 9천620원) 기준 월임금은 201만580원으로 4대 보험료와 세금을 빼면 실수령액이 월 180만4천339원이다. 하지만 현행 실업급여는 하루 하한액이 6만1천568원으로 월 기준(30일)으로는 184만7천40원에 달한다. 실업급여가 월급보다 더 많은 역전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박 정책위의장은 "참석자들은 '일하는 사람이 더 적게 받는' 기형적인 현행 실업급여 구조는 바뀌어야 한다는 원칙에 뜻을 같이했다"며 "실업급여가 악용돼 달콤한 보너스라는 뜻의 '시럽급여'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이로 인해 중소기업 구인난이 가중되고 있고, 실업급여를 받는 동안 취업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 지난해 수급 기간 중 재취업률이 28%에 불과했다는 문제도 지적됐다"고 덧붙였다.

당 노동개혁특위 위원장인 임이자(상주-문경) 의원은 "항간에서 일하는 개미보다 베짱이를 더 챙겨주냐는 비판 여론도 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한국이 구직급여 수급자가 최저임금 일자리 취업 시 실소득이 감소하는 유일한 국가라며 하한액 하향조정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구직자의 활발한 구직활동을 위한 동기 부여 방안, 부정수급 방지 목적의 행정조치 강화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면접 불참 등 허위·형식적 구직활동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사업주 공모나 브로커 개입형 부정수급에 대해서는 특별 점검과 기획 조사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업급여의 역기능을 줄이고 순기능을 늘릴 수 있도록 하한액을 낮추거나 폐지하더라도 상한액을 올리거나 기간을 늘려 병행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는 당에서 박 의장과 임 의원, 양금희(대구 북구갑) 의원 등이 참석했고 정부에서 고용노동부 이성희 차관이 자리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이명로 인력정책본부장과 중소기업 대표 등 민간 관계자도 배석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