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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백원국 차관이 13일 국회 국민의힘 당 사무실에서 열린 항공기 비상문 안전 강화대책 당ㆍ정 협의에서 발언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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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승객들이 탑승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착륙 직전 출입문이 열린 채 비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른쪽 사진은 대구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한 항공기에 남은 출입구 비상개폐 흔적. 연합뉴스. |
이달 말부터 일부 항공기의 비상문 인접 좌석이 소방관·경찰관·군인 등 '제복 입은 승객'에게 먼저 배정된다.
이는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제주발 대구행 비행기에서 한 승객이 비행 중인 여객기 문을 연 사건 이후 정부·여당이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마련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13일 국회에서 '항공기 비상문 안전 강화대책'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협의회 후 브리핑을 통해 "소방관, 경찰관, 군인 등 제복 입은 승객이나 항공사 승무원 직원 등에게 비상문 인접 좌석을 우선 배정하는 방안을 31일부터 시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적용 대상은 한국 국적기 4곳(아시아나항공, 에어서울, 에어부산, 에어로케이) 중 3개 기종이다. 총 38대 항공기의 비상문 인접 좌석 94개가 이번 대책에 해당된다. 항공사는 앞으로 이런 내용을 온라인 판매 때 고지하고, 승객이 항공권을 구매하고 해당 좌석을 선택하면 발권 카운터에서 신분을 확인할 계획이다. 현장 판매 시에는 출발 일정 시간 전까지 '제복 입은 승객'에게 우선 판매하되 이후에는 일반 승객에게도 판매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건처럼 비상문 레버가 좌석에 거의 붙어있는 23개 좌석은 우선 배정으로 판매되지 않으면 공석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특히 일반적으로 비상구 좌석은 유료 등 선호좌석이지만 제복 승객에 우선 배정을 통해 효과적인 대응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유경수 국토교통부 항공안전정책관은 "비상문 좌석은 일반적으로 넓고 편해 선호하는 좌석"이라며 "(소방관·경찰관 등 우선 배정은) 기존과 똑같은 가격대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정책관은 "좌석 구조를 그렇게 (비상문과 작동 레버가 좌석과 밀착돼있고 잘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가진 항공기가 혹시 도입되면 (우선 배정 대상 좌석이) 추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의장은 "소방관 등에 대한 우선 배정으로 불법적 개방 시도가 있을 때 효과적으로 이를 제압하는 기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머지 항공사 및 항공기에 대해 박 정책위의장은 "현재 국적항공사 보유 여객기 335대 중 236대는 잠금장치가 있어 비행 중 비상문을 못 열게 설계돼있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나머지 99대는 저고도에서 개방이 가능한 비상문이 있다"며 "이 중 61대는 모든 비상문에 승무원이 착석해 유사한 돌발 상황 때 바로 조치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백원국 국토교통부 2차관은 모두발언에서 "사건 직후 국적항공사 여객기 335대의 비상문을 전수조사했고, 긴급 조치로 사건과 동일한 기종의 항공기 23대의 23개 문제 좌석은 항공사 자율로 판매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항공기) 제작 당국인 유럽항공안전청 및 에어버스사와 협의해 비행 중 열림 방지 사전 경보장치 설치 등을 포함해 근본적 안전 강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아울러 탑승객 대상 항공보안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고, 비상문 조작 행위에 대해서는 항공보안법에 따라 10년 이하 징역형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승객에 명확히 안내하는 방안도 당정은 당부했다"고 밝혔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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