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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1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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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6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러시아와 군사 협력의지를 과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과 정상회담이 이뤄질 경우 한미일에 대항하는 '북중러'의 결속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인공위성 등 첨단 기술 발전을 돕겠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김 위원장은 서방과 대립하고 있는 러시아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후에도 블라디보스토크 등 러시아 극동 지역을 시찰했다. 전투기를 생산하는 '유리 가가린' 공장과 전략폭격기가 배치된 크네비치 군 비행장, 전략 핵잠수함이 정박하는 태평양함대 기지도 방문했다. 북러 군사협력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의 방러를 계기로 북러 군사협력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북한은 러시아가 필요로 하는 탄약과 미사일 등 재래식 무기를 제공하고, 러시아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확보 및 해·공군 현대화를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외신과 외교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다음 시선은 중국을 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러시아가 북한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북중러 해상연합훈련이 실현되기 위해선 중국의 동의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북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10월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제3차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김 위원장까지 참석하면 북중러 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북중러의 결속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게 된다. 한미일 안보 협력에 대응하는 세력이 형성될 수 있다.
정부는 "북러 군사협력이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각종 제재에 반하는 것"이라며 적극 대응할 뜻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UN총회 전 AP통신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북러 협력에 대해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못한 협력이며, 국제사회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더욱 결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협력을 통해 어떤 위협도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구현할 것이라고 북한에 경고의 메시지도 보냈다. 윤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한미의 즉각적·압도적·결정적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이는 북한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임을 재확인했다"며 "북한의 어떠한 핵·미사일 위협도 억제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UN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문제를 언급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AP통신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이 2024~25년 임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 핵 문제 등 국제적 연대가 필요한 안보 문제에 관해 책임있는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는 점도 언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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