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각각(時時刻刻)] 시스템 公薦(공천) vs 私薦(사천), 국민의 선택은?

  • 이주엽 엘엔피파트너스(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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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27 07:01  |  수정 2024-02-27 07:01  |  발행일 2024-02-27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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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엽 (엘엔피파트너스<주> 대표)

제22대 총선을 40여 일 앞둔 시점에 여(與)·야(野) 양당의 총성 없는 공천경쟁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시스템 공천을 통해 잡음 없는 공천을 하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는 데 반해, 이재명 대표의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공천을 둘러싼 갈등으로 시끄럽기 그지없다. 이재명 대표를 향한 사천(私薦) 논란이 그 중심에 있다.

내부 상황이 좀 더 혼란스럽게 돌아가고 있는 민주당을 먼저 들여다보자.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명단에 대거 포함된 비명계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의 사천, 저격공천이라며 당 대표를 향한 성토를 쏟아내고 있다. 당의 평가시스템 불공정성을 지적하면서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더불어 김부겸, 정세균 등 전직 국무총리들까지 나서서 이재명 대표의 공천과정에 대해 "시스템 공천, 민주적 원칙과 객관성이 훼손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천 논란의 파열음은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을 흔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대표의 총선 불출마, 2선 후퇴 주장까지 나오는 등 민주당의 내홍은 심각한 위기상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민주당의 총선 승리는 따놓은 당상이라는 판세분석이 무색해지리만큼 민주당은 혼돈을 거듭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좀 더 두고봐야 할 관전 포인트이다.

이제 국민의힘으로 눈을 돌려보자. 한동훈 비대위 체제가 들어선 후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여당의 공천은 지금까지 무난한 시스템 공천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감동 없는 공천, 인적 쇄신 없는 무책임한 공천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공천 과정은 민주당에 비해 잡음이 그리 크지 않은 건 사실이다.

이번 국민의힘 시스템 공천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현역의원들이다. 지역구 조직을 장악한 상황에서 정치신인들이 현역의원들의 인지도 및 조직력을 상대하기에는 버거울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아직까지 국민의힘에서는 지역구 현역의원의 컷오프는 단 한 명도 없는 상황이다. 그저께 발표된 제1차 경선결과에서도 현역의원 불패는 이어졌다.

여기에 현역의원 돌려막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당초 권역별 하위 10%에 해당하는 의원은 컷오프하기로 했지만 지역구를 옮기는 당의 재배치 요청을 수용하면 10%에 포함돼도 공천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기는 공천을 위한 결정이라고는 하지만 무언가 석연치 않은 명분임에는 틀림없다. 공천을 앞둔 시점에서 혹여나 모를 정치상황을 방어하기 위한 현역의원 달래기로 보일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질서에 대해 많은 우려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새로운 관점에서 다양한 접근과 시도가 이루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구태와 관행을 벗어 던진 참신한 새 인물의 등용을 통해 정치혁신이 이루어지길 바라고 있다. 구태의연한 당 대표 1인 중심의 사천 논란은 당연히 정치권에서 퇴출되어야 할 구습인 것은 더 이상 논할 가치가 없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혁신과 변화를 두려워하는 기득권 정치 역시 국민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유권자들은 누가 더 국민을 위하고 대한민국을 잘 이끌어 나갈 후보를 공천하는지 지켜보고 있음을 여야가 잘 헤아려야 할 것이다.

이주엽 (엘엔피파트너스<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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