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인사이트] 대구 아파트시장 어디쯤 와 있나

  • 마정호 한국부동산원 대구경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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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18 07:37  |  수정 2024-04-18 07:44  |  발행일 2024-04-18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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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정호〈한국부동산원 대구경북본부장〉

부산 해운대구, 광주 남구, 대전 서구, 울산 남구 등 전국 광역시에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아파트 시장이 있다. 대구는 어디일까? 많은 이들이 생각하듯 바로 수성구다. 수성구 아파트 시장은 2021년 10월까지 수도권 못지않게 상승세였다. 이유는 다양했다. 전국 공통 현상이던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이 기반이었다. △특목고 폐지 계획에 따른 학군 쏠림 현상 △정부 규제에 따른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지방의 대치동이라는 인식에 따른 투자 유입 △임대차 3법에 따른 전세 및 매매가격 동반 상승이 주요 상승요인이다.

하지만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 특정기간 너무 많이 올랐다는 고점 인식 확산, 고금리 및 시장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 공급과잉 탓에 2021년 12월부터 하락세로 전환한 수성구 아파트 시장은 2023년에 낙폭이 과다했던 선호단지 위주로 일부 반등했다. 하지만 2023년 3분기 후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다시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양극화 내지는 차별화 장세를 나타냈다.

산이 높다는 것을 아파트 시장에 대입해 말하면 '오버슈팅' '과열' '거품'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렇게 판단할 수 있는 지표는 뭐가 있을까?

주택금융공사에서 분기별로 발표하는 '주택구입부담지수'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 지수는 중위소득가구가 표준대출로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할 때 대출상환부담 정도를 나타낸다. 지수가 100이면 주담대 원리금 상환으로 가구소득의 25%를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표준대출을 활용하다 보니 기준금리가 아닌 대출 당시 주담대 금리 영향이 바로 반영돼 시장과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

대구는 지난 20여 년간 주택구입부담지수 평균이 62.7이다. 그런데 우연치 않게 지난 20여년간 주택구입부담지수가 평균보다 높아지면 아파트 시장이 하락하고, 평균보다 낮아지면 아파트 시장이 상승세를 보였다. 물론 그 이면에 입주물량, 금리 등 다양한 변수가 있었다.

대구가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던 2009년, 2010년엔 주택구입부담지수가 48~53 내외였다. 평균(62.7)보다 많이 낮은데도 아파트 시장은 2009년 7월부터 대세 상승장이 시작됐다. 반면 끝없이 상승할 것 같았던 2021년 3분기엔 주택구입부담지수(73.4)가 평균보다 급증했다가 2021년 11월부터는 하락하기 시작했다.

주택구입부담지수-아파트 시장 간 상관관계는 다른 주요 지역에서도 대체로 높게 나타난다. 그렇다면 현재 대구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어느 정도일까? 2022년 3분기에 고점(80.6)을 찍은 뒤 계속 하락해 2023년 4분기(58.6)엔 평균보다 낮은 상황이다. 시사하는 바가 있을 듯하다.

통상 아파트 시장은 금리 외에 입주물량 및 미분양 영향도 많이 받는다. 대구 아파트 시장을 보면서 하락에 방점을 두는 사람은 역대급 입주물량과 1만 가구 수준의 미분양을 주시할 것이다. 상승에 방점을 두는 사람은 2025년 이후 감소하는 입주물량과 2023년 2월 미분양 정점(1만4천가구)을 찍은 이후 1만 가구 이하로 떨어진 하락 추세를 강조할 것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이 3월 3주차에 상승 전환했다. 대구 수성구 아파트 시장도 3월 4주차에 상승세로 전환됐다(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조사 기준). 앞으로 대구 아파트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마정호<한국부동산원 대구경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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