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게 꼭 비지떡은 아니다' 가성비에 눈 돌리는 소비자들

  • 이지영
  • |
  • 입력 2024-05-27 18:32  |  수정 2024-05-28 08:22  |  발행일 2024-05-28 제3면
다이소·노브랜드·편의점 도시락 찾는 사람 많아
다이소 뷰티 매출 150% 증가…노브랜드 역대 최대
'외식비 부담' 집밥 수요로 냉동식품 생산 13%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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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시대 가성비 제품이 인기를 누리면서 다이소 뷰티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지영 기자

# 1.취업 준비생 박모(26·대구 달성군 현풍면) 씨는 최근 화장품 라인을 다이소 제품으로 모조리 교체했다. 최대 5천원을 넘지 않는 가격에 제품력을 의심했지만, '저렴이 샤넬'이라는 SNS 후기를 보고 구매를 결정했다. 선택은 만족스러웠다. 특히 3천원짜리 '틴트'와 '컬러밤'은 박 씨의 파우치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템이 됐다. 박 씨는 "퀄리티가 좋은 색조 제품은 웬만한 브랜드 못지않게 발림성이 좋다"며 "인기 제품은 입고되자마자 '품절' 되기 때문에 입고 알람을 설정해야만 살 수 있다"라고 했다. 

#2. 주부 김모(43·북구 읍내동) 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옆 동네인 학정동에 있는 이마트 계열사인 '노브랜드'로 장을 보러 간다. 집 근처에도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있지만 노브랜드 상품이 훨씬 싸서다. 김 씨는 "일반 마트와 비교해 가격 차이는 크게 나는데, 맛이나 기능은 별 차이가 없다"고 했다.

고물가에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물건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가성비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주로 다이소와 노브랜드 등을 많이 찾는 분위기다. 다이소엔 비교적 괜찮은 품질에 가격도 '5천원'을 넘지 않는다. 노브랜드에선 일반 제품보다 절반 이상 저렴한 자체 브랜드(PB)상품을 많이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 편의점에선 도시락이나 대용량 상품이 인기다.

27일 CJ ENM의 통합 디지털 마케팅 기업 메조미디어에 따르면 19~49세 여성 소비자 중 다이소 화장품을 구매해봤다고 답한 비중은 41%다. '만족했다'는 답변은 72%에 이르렀다. 다이소 화장품을 구매하는 이유로는 '가격 대비 성능이 좋아서(69%)'가 가장 많았다. 실제 다이소의 뷰티 부문 매출은 급증세다. 올해 1분기 화장품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0% 상승했다.

PB상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노브랜드의 매출 성장세도 뜨겁다. PB상품은 유통 과정을 생략하고 가격 경쟁률을 높인 탓에 일반 상품보다 평균 40% 이상 저렴하다. 이마트 따르면 노브랜드는 지난해 1조4천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2015년 설립 이후 역대 최대다. 대구에도 월배시장점, 매천점, 율하점 등 9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이마트 측은 "노브랜드는 상품 본질과 무관한 브랜드, 디자인, 포장, 불필요한 기능 등을 최소화하고 대신 가격 경쟁력을 높인 상품들이다. 고물가 시대에 그 진가가 발휘되는 것 같다"며 "특히 월배시장점은 전통시장과 '상생스토어'도 운영해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편의점에선 도시락(5천원 안팎)을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달 GS25 ·CU·이마트24·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4사에서 팔린 도시락 매출은 1년 전 동기 대비 최대 25% 증가했다.
고물가에 외식비 부담이 커지자 '집밥' 수요가 늘면서 냉동식품과 간편식·즉석조리 시장도 성장세도 뚜렷하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22년 기준 국내 냉동식품 생산 규모는 3조4천506억원으로 전년(3조449억 원) 대비 13.3% 증가했다. 5년 만에 55%가 늘었다.

대구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로 외식보다 저렴하게 집에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냉동제품이 인기다"며 "그간 냉동식품 시장은 냉동만두가 시장을 주도했지만 최근엔 돈까스, 피자, 핫도그, 튀김 등 다양한 냉동 제품들이 골고루 인기를 누린다"고 말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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