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탁본 인생 50년 '아름다운 탁본전', 일산(一山) 박위호

  • 송은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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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26  |  수정 2024-06-26 08:20  |  발행일 2024-06-26 제24면
[동네뉴스] 탁본 인생 50년 아름다운 탁본전, 일산(一山) 박위호
박위호 소장이 자신이 뜬 탁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대부터 탁본을 했으니 탁본 인생 50년입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탁본을 많이 떴죠. 그중에는 귀한 탁본도 여럿 있어요. 요즘은 귀한 탁본 뜨기가 쉽지 않죠. 웬만하면 문화유산으로 등재돼 함부로 탁본을 뜰 수 없습니다."

지난 17일 대구 수성문화원에서 박위호 선생을 만났다. 이날은 수성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으로 있는 그의 탁본 전시회가 개막하는 날이었다. 그에게는 여러 수식어가 붙는다. 한학자, 서예가, 금석학자, 전(서)각가, 향토사학자 등.

경북 의성군 봉양면 장대리 일산마을 출신인 그는 어려서부터 가학으로 한학을 익혔다. 대대로 글을 읽던 선비 집안 출신인 그는 어린 시절부터 한문 읽고 붓 잡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러던 중 탁본에 발을 들인 계기가 있었다. 마을에 있는 박씨 열녀비와 의구비(義狗碑) 비문 내용이 궁금했던 것. 이때 뜬 탁본이 생애 첫 탁본이었다. 이후 그는 '대구서학회' 활동을 하면서 서예와 탁본에 더욱 깊이 빠져들었다.

1989년 대구서학회 회원 몇 명과 울산 반구대 암각화 탁본을 떴다. 사람들 눈을 피해 밤에 보트를 타고 들어가 랜턴에 의지해 탁본을 떴다. 2000년에는 동화사 옛 일주문 앞에 있는 동화사 마애불 탁본을 떴다. 마애불이 높은 암벽에 있어 크레인을 동원해 탁본을 떴다. 이렇게 50년 가까이 뜬 탁본 작품 수가 약 600점에 이른다.

그는 서예, 탁본 외 전각에도 일가견이 있다. 그의 욱수동 작업실은 수백 점이 넘는 전각 작품으로 가득하다. 전각 작품들 사이로 70여 개의 희귀 벼루도 있다. 작업실 옆 창고에는 두루마리 상태의 탁본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박 작가는 32세 때부터 서예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시·서·화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글이라고 했다. 한학이 바탕이 되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시·서·화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동시에 탁본과 전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탁본을 통해 옛사람들의 깊이를 맛보고, 전각을 통해 '화룡점정'의 의미를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탁본전은 이달 28일까지 열린다.

글·사진= 송은석 시민기자 31691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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