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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 와촌면 팔공산 자락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경희씨가 자신이 수놓은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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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씨가 운영하는 카페 내에 마련된 문화센터에서 기타 동아리가 연습을 하고 있다. |
"장롱 속에 간직해 둔 옛 전통자수를 그리움으로 되살려내고, 시간과 정성을 들여 한 땀 한 땀 수놓아 생활소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20여 년 전 자수를 배워 전통자수, 야생화자수, 생활자수 등의 작품을 만들어 온 김경희(67)씨는 자수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에겐 누구나 무료로 지도해 주고 있다. 지난달에는 경북 경산시청 로비에서 자수 작품전을 가졌다. 당시 경산시청 전시담당자는 회원전을 열어보라고 권했다가 김씨의 작품이 200점이 넘는다는 말을 듣고 개인전을 제안했다고 한다. 최근엔 경산 와촌면 행정복지센터의 요청을 받아 연말 전시를 준비 중이다.
김씨가 경산 와촌면 팔공산 자락에서 운영하는 카페는 문화공간에 가깝다. 그의 카페에는 자수를 배우러 오는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다. 기타·하모니카·색소폰·유화 등 무엇이든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모이면 강사를 초빙하고 강좌를 개설한다. 자수는 무료로 지도하지만 외부 강사 초청 강좌는 유료다. 회원들이 얼마간의 강사료를 낸다. 장소 제공뿐만 아니라 관심 있는 강좌는 김씨도 회원으로 등록하고 지도를 받는다. 그러다 보니 그는 기타·꽃꽂이·사군자·천아트 등 여러 분야에 다재다능한 팔방미인이 됐다. 특히 천연염색은 수준급으로 한때 직접 염색한 천으로 우리옷을 만들어 전시회를 열고 많은 판매 수익도 올렸다.
그는 동호회를 만들고 연습하는 공간도 제공한다. 기타 동아리 '들꽃하모니'는 요양원 봉사활동과 함께 대구 수성못·김광석거리 등에서 버스킹 을 한다. 들꽃하모니는 경산시 우수동아리로 선정돼 지원도 받고 있다.
김씨는 "문화공간의 이름이 '들꽃처럼'이다. 아무도 눈여겨봐 주지 않아도 나름 괜찮은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들꽃처럼 살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다. 오늘 이 순간이 가장 값지다는 생각으로 이 공간에 오는 모든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천윤자시민기자kscyj8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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