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주민 545명 긴급 대피…성주 천연기념물 왕버들 쓰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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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7-11  |  수정 2024-07-11 08:31  |  발행일 2024-07-11 제3면
'물폭탄 경북' 2차 피해 속출

안동 주민 545명 긴급 대피…성주 천연기념물 왕버들 쓰러져
안동시 임동면 마령리 도로 유실 현장. <경북도 제공>

지속되는 국지성 집중호우로 경북에서 주택 침수, 도로 파손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폭우로 인한 문화재 훼손과 교통사고 등 2차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갈수록 커지는 폭우 피해

심야 시간대 많은 비가 이어지면서 산사태 우려 지역이나 침수 위험 지역에 대한 주민 대피가 이어졌다. 6일 이후 230㎜가 넘는 강수량을 기록 중인 안동에서는 주민 418세대 545명이 대피했다가 귀가했거나 일부는 아직 임시 거주시설에 대피 중이다.

인명피해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농작물 피해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농작물 피해는 고추가 106㏊로 가장 많았고, 이어 콩 64㏊, 벼 47㏊, 기타(옥수수·수박 등) 43㏊ 순으로 나타났다. 축사도 풍산읍 4곳, 와룡면 1곳, 녹전면 1곳 등 6곳이 피해를 입었다. 7일 이후 안동에서는 토사 유출 53건, 도로 침수 35건, 도로 유실 24건, 주택 침수 22건, 하수 맨홀 14건 등 모두 232건에 달하는 피해를 보았다.

10일 새벽부터 집중 폭우가 내린 영천에서도 침수피해가 전해졌다. 고경면, 금호읍에선 주택이 침수돼 16세대 22명이 대피하며 밤잠을 설쳤다. 영천 곳곳 도로가 침수, 유실돼 서부동 영양교 등 일부 구간은 한때 교통 통제 조치도 내려졌다.

구미에서는 갑자기 불어난 물에 주민들이 고립되는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구미소방서에 따르면 장천면 4명, 황상동 2명, 무을면 2명 총 8명이 폭우로 갇혔다가 구조됐다. 옥성면 옥관리와 상모사곡동에서는 8명과 6명이 각각 마을회관과 행정복지센터로 대피했다.

포항에서는 상습침수지역인 남구 대송면 주민 12가구 17명이 인근으로 대피했다. 하천이 불어나면서 죽장면 물놀이 관리지역, 섬안큰다리 하부도로 5곳, 선린대 지하차도, 성곡교 지하차도 등의 출입을 통제하기도 했다. 북구 환호동의 한 아파트단지 일대에서는 낙뢰로 정전되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경주시는 선도동 효현 새마을 잠수교를 통제하고, 경감1지구 급경사지에 대해서는 일시 도로 통제 후 10일 오전 6시쯤 통행을 재개했다.

안동,작물·축사 등 232건 피해
영천,주택 침수로 16세대 대피
구미, 폭우로 갇힌 8명 구조

봉정사 극락전 일부 토사 묻혀
성주읍성 성벽 20여m 무너져
포항 빗길 교통사고로 차량 불

안동 주민 545명 긴급 대피…성주 천연기념물 왕버들 쓰러져
10일 새벽녘 집중호우로 성주읍성 성벽 일부 구간이 유실됐다. <성주군 제공>
안동 주민 545명 긴급 대피…성주 천연기념물 왕버들 쓰러져
이철우(앞줄 가운데) 경북도지사가 10일 오후 나흘간의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발생한 영양군 입암면 금학리 수해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문화재 손실 등 2차 피해 우려


안동에서는 이번 비로 안동 봉정사 극락전의 뒷산 축대가 무너지면서 극락전 벽체 일부가 토사에 파묻혀 긴급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도지정 문화유산인 안동민속촌 초가 토담집 뒤편 사면이 유실됐고, 송현동 임천서원은 토사 유실로 담장이 무너졌다.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 내 도랑도 범람했다.

성주에서는 나이가 300∼500년으로 추정되는 왕버들 59그루가 자라는 천연기념물 '성주 경산리 성밖숲'에서 왕버들 나무(43호)가 쓰러졌다. 또 성주읍성의 성벽 20여m가 무너져 내렸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경북에서는 6건의 문화재 피해가 발생했다.

포항에서는 트레일러가 빗길에 미끄러져 이를 피하던 차량이 전소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10일 오전 8시 50분쯤 포항시 남구 연일읍 유강리 영일만대로에서 유강대교를 건너 자명리 쪽으로 향하던 25t 트레일러가 빗길에 미끄러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반대편에서 이동하던 카니발 차량이 트레일러의 적재물을 피하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불이 나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오전 9시21분쯤 완진됐다.

한편 구미 장천면 오로리에서 발생한 주택침수를 놓고 인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윤종호 경북도의원은 인근 국도 선형 공사를 위해 소하천에 묻어둔 관로 크기가 폭우가 쏟아지는 장마철에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작아서 올봄 농지가 침수돼 농민들이 항의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경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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