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갤러리 속 큐레이터

  • 우정임 동원화랑 큐레이터·미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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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0-14  |  수정 2024-10-14 07:57  |  발행일 2024-10-14 제15면
2024101301000375200014151 필자는 갤러리 소속 큐레이터다. 큐레이터로서 작가의 전시를 다양하게 기획하고, 그 작품이 관람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더불어 작품 판매까지 이어지면 더욱더 신이 난다.

이번 Kiaf(한국국제아트페어)에서 작품 2점을 두바이 고객에게 판매하는 결과를 일궈내 큐레이터로서 자존감이 높아진 색다른 경험을 했다. 이러한 경험들이 쌓여 큐레이터로서 직업 만족도가 더 높아지는 것 같다.

그런데 필자가 참여하는 동호회나 독서 모임, 스터디그룹 심지어 소개팅에서도 직업이 큐레이터라고 소개하면 대개 사람들의 반응은 도대체 큐레이터라는 직업이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해한다.

큐레이터(curator)란 국내에서는 학예연구사라고도 불리며 근무 장소에 따라 미술관 큐레이터, 박물관 큐레이터, 독립 큐레이터 등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담당 업무에 따라 아키비스트(기록연구사), 컨서베이터(소장품 보존·처리), 레지스트라(작품 대여·구입), 에듀케이터(교육 담당) 등으로 세분된다.

미술관 큐레이터는 미술사적인 것을 중요시해 장기적 보존 가치가 높은 작품을 소장하고, 교육과 공공성이 중점인 워크숍이나 연계 프로그램 등에 집중한 전시 기획을 주로 한다. 갤러리 큐레이터의 경우는 미술시장의 트렌드와 시장 수요 그리고 관람객의 관심도에 따라 작가와 작품을 선정해 판매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래서 미술관 큐레이터와 같이 전시 오프닝 준비와 전시홍보물 인쇄 그리고 전시공지 등은 물론이고 각종 아트페어 관련 업무와 고객 관리를 비롯해 판매 업무까지 중점을 둔다.

갤러리는 기획전과 초대전 등으로 전시된 작품을 판매하는 장소이면서 전시 장소를 대여해 주는 공간이며, 미술관은 공공성이나 비영리로 운영하며 작품 보존과 연구, 교육, 전시를 통해 미술의 문화적 가치를 알리는 것에 초점을 둔 시설이다. 근래 대중적인 대안 공간과 복합문화공간 그리고 온라인 플랫폼까지 다채로운 미술 공간들이 생기고 있어 여러 모양의 공간에서 큐레이터의 역할도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갤러리는 배우나 가수의 매니지먼트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래서 작가들의 작품을 널리 소개하는 데 힘쓰고 있다. 특히 갤러리 속 큐레이터는 작가가 만든 작품을 갤러리 공간에 배치해 전시 공간이라는 또 다른 창의적 작품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큐레이터의 역할은 더 변화할 수 있다고 본다. 한국 미술시장이 계속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는 큐레이터로서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관람객과 자주 소통할 것이다. 직업의 사명감을 가지고 앞으로도 더욱 즐겁게 일하고 발전하고 싶다.

우정임<동원화랑 큐레이터·미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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