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찬 |
2025년이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2025년의 경제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다. 선거 결과는 보통의 미국인들이 원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진보적 사상과 부자들을 위한 증시 부양이 아니라 물가 안정과 일자리 확보라는 것을 재차 확인해 주었다. 트럼프 정부는 각종 산업 보조금 및 연방정부 예산을 축소하고, 물가 안정을 우선하며, 우크라이나 및 중동에서의 휴전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지출 축소 등으로 미국 경기는 점차 하향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나 관세 정책 등 여러 불확실성이 잔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입장에서 트럼프 정권을 걱정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관세 부과 가능성 때문이겠다. 미국에 이미 생산설비를 이전한 기업은 괜찮겠으나 이는 한국 산업의 공동화를 야기하며 미국에 진출했더라도 2차전지 업종 등은 보조금 축소 가능성이 걱정된다.
관세는 트럼프 1기 시절 중국을 공격했던 때만큼 강력하게 부과하지는 않고 협상용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보이나, 장기적으로 미국의 제조업 육성을 위해 설계될 것이고 자유무역의 시대는 점차 보호무역주의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한국에서 물건을 만들어 미국에 파는 경영전략은 시일이 지날수록 험난해질 것이다.
트럼프 정권 불확실성에 수출 피크아웃까지 겹친 한국 경제는 순탄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출은 반도체라도 좋았는데 내년에는 이마저 둔화될 가능성이 보인다. 관세 부과 우려가 있어 미국으로의 수출은 정책 리스크를 안고 가야 한다. 대외경기가 나쁘면 정부 정책이라도 나와야 하는데 세수 둔화로 정부 재정 여력도 신통찮다. 내수경기가 악화될 전망이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는 별 수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11월 한국은행은 금리인하를 단행했는데 내년에도 인하 기조는 이어져 3~4차례의 금리인하가 추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인하에 따라 환율 급등에 대한 걱정도 있으나 달러/원 환율은 이미 1400원대에 도달해 레벨이 많이 올라있고 미국도 금리 인하를 시작했으며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터라 달러 강세의 속도는 제한될 수 있겠다. 반면 일본은 물가 상승, 환율 약세에 대응해 금리를 인상하는 방향이라 원화 대비 엔화 가치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여행의 비용도 조금은 비싸질 것이다. 대신 관광비자 면제 등 중국과의 관계는 개선되는 방향이다. 중국은 외교적 고립이 두려워 주변국과의 관계를 더 악화시키지는 않으리라 생각되며, 몇 차례의 경기부양책을 시도할 전망이나 경제의 전면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미국 증시는 강세를 이어왔고 한국 증시는 상반기 상승하다가 하반기 큰 폭 하락했다. 미 증시는 계속 더 갈 수 있을 것만 같아 보이지만 경기 둔화, 금리 인하 중단, 증시 과열 논란, 트럼프 정책 리스크 등을 넘어서야 한다. 우리 증시는 많이 하락한 것은 투자 매력을 높이나 그 외의 매수 이유를 찾기는 쉽지 않다. 특히 미국 관세와 AI 시대에 산업에서의 돌파구가 잘 보이지 않는다. AI는 준비하지 못했고 대미 수출 의존도는 높다. 그래도 25년 쉽지는 않은 한 해를 지내고 나면 26년에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도 레임덕에 직면할 것이고, 경제가 악화되며 수요와 금리가 내려오면 자연스럽게 이자 부담도 감소하게 될 것이다. 조금은 험난할 수 있는 25년을 잘 대비하시기를 기원한다.이웅찬<iM증권 리서치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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