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평화로운 삶 소망 담은 솟대 장인의 특별한 전시

  • 문순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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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2-11  |  수정 2024-12-16 15:53  |  발행일 2024-12-11 제24면
20년전부터 제작해온 박현수씨

1년 20회 작품전 꾸준한 활동

[동네뉴스] 평화로운 삶 소망 담은 솟대 장인의 특별한 전시
솟대 장인 목운(木雲) 박현수(65)씨 작업실에는 자신이 만든 솟대가 가득하다.

솟대 장인 목운(木雲) 박현수(65)씨는 어릴 때부터 만들기를 좋아해 손으로 하는 작업은 남달랐다고 한다.

계명대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그는 어릴 때 교사로 지낸 아버지를 따라 전학을 자주 해서 친구 사귀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손재주가 많은 아버지께서도 집안에 필요한 평상을 만들고, 꽃을 좋아하셔서 학교 꽃밭 가꾸기도 손수 하셨다고 했다.

그도 아버지를 닮아 혼자 있을 땐 책보다는 늘 찰흙 빚기로 시간을 보냈다. 대학을 졸업하고, 광고회사에서 디자인을 맡아서 생활했다.

그는 등산을 좋아해 지리산을 수십 번 종주할 정도로 자연과 더불어 지냈다. 힘들고 어려운 시절에 자연을 가까이했고, 마음을 다스릴 겸 자연소재로 뭘 해 볼까 고민하다가 택한 게 솟대 만들기였다. 회화를 전공했다고 굳이 붓을 들어야 하나 라는 생각에 20년 전 솟대를 만들기 시작했다.

예전엔 장승보다 더 흔하게 볼 수 있는 하늘과 땅을 연결해 주는 솟대는 마을 지킴이 역할을 해 왔다. 하늘의 신과 닿은 솟대는 액운을 물리치고, 병으로부터 마을을 지키고, 홍수와 가뭄을 물리쳐 풍년을 기원하는 대상이었다. 이런 솟대에 박 작가는 혼을 불어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

박 작가는 동네 어귀에 세워진 솟대가 아니라 액자 틀에 맞추어 다양한 이야기를 담는 솟대를 만들고 있다. 그 솟대에 가족과 연인, 자연의 바람 소리, 새 소리 등을 담고 있다. 또한, 작품을 만들 때 여백을 두고 벽에 걸렸을 때 그림자의 '미(美)'까지 생각하고 작품을 만들고 있다. 그는 나무를 귀하게 여기고, 귀하게 다룬다고 한다. 어떠한 나무도 예사로 보지 않는다.

박 작가의 작품은 브론즈(청동), 나무, 나무와 브론즈로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쪽동백과 때죽나무를 주재료로 쓰고 있다. 쪽동백은 깊은 골짜기에서 재료를 구한다. 잎이 다 떨어진 뒤 12월에서 이듬해 2월 한겨울에 재료를 구하러 다닌다. 힘든 일이기도 하지만 본인이 좋아서 하는 일이라서 꾸준히 많은 작품을 만들며 1년에 20회 정도 전시를 하고 있다.

박 작가는 자신이 만든 솟대를 보며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으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작업실(대구 수성구 상동)에서 솟대를 만들며 시간을 보낸다.

글·사진=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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