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예술과 과학기술의 융합

  • 조동오 달서아트센터 문화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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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17  |  수정 2025-02-17 08:19  |  발행일 2025-02-17 제17면

[문화산책] 예술과 과학기술의 융합
조동오달서아트센터 문화기획팀장

요즘은 무엇이 예술인지 과학기술인지 참 모호할 때가 많다. 기성세대는 아직 예술은 손맛이라 말하며 원작과 장인정신에 치중하는 반면, MZ세대는 창의성과 개성 그리고 감성적 공감과 실용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예술 소비 방법도 전시장, 공연장, 미술관 등의 직접적 경험을 선호하는 기존 방법에서 SNS, 유튜브, 메타버스 등을 활용한 온라인 기반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고대에는 예술과 과학이 '테크네(techne)'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통합되어 있었다. 테크네는 기술, 예술, 공예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오늘날의 예술과 과학과 같이 명확한 구분이 없었다. 중세 시대에 들어와서 예술과 과학이 점차 분리되기 시작했다. 장인들은 기술적인 숙련도를 바탕으로 물건을 만들었고 예술가들은 아름다움 추구가 우선이었다.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와 예술과 과학은 다시 융합하기 시작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예술과 과학을 넘나들며 과학기술의 발달로 새로운 기법과 재료를 사용한 창작품을 제작하는 업적을 남겼다. 이런 접근은 원근법, 해부학, 수학 등 과학적인 원리가 예술 작품에 적용되는 과정을 거친 후 사진기 발명으로 인해 고전주의에서 인상주의로 넘어가는 데 일조한다. 또한, 산업 혁명 이후 새로운 기술과 재료가 등장하면서 예술가들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다양한 표현 방식을 실험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과정을 지켜보면 현대에 등장한 디지털 아트도 과학기술의 발전이라는 시대의 흐름을 보면 새롭지 않은 현상이다. 예술과 과학기술은 협력하고 있다. 예술가들은 과학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예술작품을 창작한다. 과학자들은 예술적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연구과제를 발굴한다. 이러한 현상은 대량생산 시대의 종료와 함께 개성과 다양성 존중, 가치 소비와 경험이라는 소비패턴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렇게 거시적으로 예술과 과학기술은 인류 역사 속에서 함께 발전해 오고 있다. 하지만 미시적으로 여전히 기성세대는 예술을 전통적이고 고유한 가치로 접근하고 있으며, 새로운 세대는 예술을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하고 디지털을 통해 확장된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러한 간극은 세대 간의 감각 차이를 조화롭게 아우를 수 있는 방식으로 점진적 발전을 이루어야 할 것이지만, 앞으로 미래의 기술은 우리 주거환경과 일상생활을 가속적으로 변화시킬 것이고, 예술도 이러한 환경과 함께 존재할 것이다. 벽에 있는 액자 속 그림이 디지털 기술과 결합한 NFT, VR·AR, 인터랙티브, AI 등의 '기술×예술'로 패러다임이 완전히 전환되는 날도 머지않았다. 그러므로 가상 속 예술의 정의와 가치, 참여의 방식, 사회적 역할 등에 대해 수용할 수 있는 인식의 전환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조동오<달서아트센터 문화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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