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레스토랑 흥망성쇠…대구 마지막 'TGI프라이데이스' 3월말 문닫아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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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17 18:11  |  수정 2025-02-17 19:30  |  발행일 2025-02-18
대구 브랜드 '뜨라래', '하늘정원 품' 등도 사라져
뷔페형 레스토랑은 최근 들어 인기 몰이
패밀리레스토랑 흥망성쇠…대구 마지막 TGI프라이데이스 3월말 문닫아
대구에서 유일하게 현대시티아울렛에만 남아있던 'TGI프라이데이스'도 3월말 운영을 종료한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대구에 하나 남아 있던 'TGI프라이데이스'가 내달 문을 닫는다. 한창 붐을 일으켰던 패밀리레스토랑이 점차 쇠퇴하면서 대구에서도 여러 곳이 문을 닫고 있다. 이들 패밀리레스토랑은 뷔페형 레스토랑 등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조금씩 변모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다가서고 있다.

17일 더 현대 대구에 따르면 현대시티아울렛 내 입점해 있는 대구의 마지막 TGI프라이데이스(이하 TGI)도 결국 3월 31일 문을 닫는다. TGI를 운영하는 엠에프지코리아가 TGI 브랜드 운영을 마치기로 하고, 매장 임대차 계약 기간에 따라 순차적으로 매장 문을 닫기로 결정한 데 따른 여파다. 대구뿐 아니라 전국에서 TGI를 볼 수 없게 됐다.

패밀리레스토랑은 정확한 정의는 없으나 대개 3~4명의 인원이 편하게 음식을 먹고 갈 수 있는 식당으로 통한다. 국내에서는 1980년대 후반 가족 단위 외식이 늘어나면서 조금씩 생겨나다가, 2000년대부터 패밀리레스토랑의 전성기가 열렸다. 이 시기쯤 유명세를 탔던 레스토랑이 '아웃백', 'TGI프라이데이스', '빕스' 등이다.

하지만 2010년대부터 물가의 급상승과 함께 1인 가구 증가, 경기침체 장기화 여파로 비교적 고가의 패밀리레스토랑은 점점 쇠퇴하기 시작했다. 대구지역의 '베니건스', '아웃백', 'TGI프라이데이스' 등도 조금씩 문을 닫았고 결국 2020년대 코로나19의 여파 등으로 업계 침체는 가속화되고 있다.

대구지역 패밀리레스토랑도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로 '뜨라래', '하늘정원 품' 등이다. 이들 모두 2000년대까지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 자녀들의 생일파티, 각종 모임 등의 장소로 각광 받았던 패밀리레스토랑이었지만 모두 2020년을 전후해 문을 닫으면서 지역민의 아쉬움을 샀다. 당시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대구지역 커뮤니티에 '신랑과 연애할 때 많이 갔던 추억의 장소이고, 큰 아이 어릴 때 생일파티도 매년 했는데 아쉽다', '이시아폴리스에도 TGI프라이데이스가 있었는데, 없어져서 너무 아쉽다'라며 패밀리레스토랑의 쇠퇴를 아쉬워 했다.

이후 대구에는 패밀리레스토랑이 손을 꼽을 정도다. 아웃백은 4개 매장(대구 신세계점·대구 죽전점·대구 황금점·반월당점)을 운영하고 있고, 지난해 '애슐리'가 롯데백화점 대구점에 매장 한곳을 신규 오픈하면서 대구 이월드점, 동아쇼핑 대구점을 포함 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빕스'의 경우 딱 한개 매장(대구 수성교점)만 남은 상태다. 비교적 신생 패밀리레스토랑이라 불릴만한 '매드포갈릭'(1개), '쿠우쿠우'(5개) 등 매장도 운영되고 있다. 개인 식당을 제외하곤 대구지역에서 10개 이상의 매장을 가진 패밀리레스토랑은 한 곳도 없다.

패밀리레스토랑 흥망성쇠…대구 마지막 TGI프라이데이스 3월말 문닫아
지난해 8월 롯데백화점 대구점 9층에 문을 연 '애슐리 퀸즈'에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제공>

다만, 최근 들어 바뀐 외식 문화와 함께 레스토랑의 선택과 집중 전략 등으로 생존하는 패밀리레스토랑도 눈에 띈다. 외식물가 상승으로 그동안 비싸다고 평가받던 패밀리레스토랑의 가격이 오히려 합리적인 수준이란 인식이 커지면서다. 특히 애슐리, 쿠우쿠우와 같은 뷔페형 레스토랑에 관심이 모인다. 실제 이랜드리테일에 따르면 대구지역 애슐리퀸즈의 경우 지난해 대비 올해 초 매출 신장률은 30%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TGI의 폐점 이유가 또 다른 외식 브랜드인 '매드포갈릭'에 집중하기 위해서인 만큼, 외식업계가 선택과 집중으로 경기 불황을 이겨 내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패밀리 레스토랑이 살아남기 위해선 가격 경쟁력 또는 우수한 음식 품질 등 확실한 장점 하나는 가져야 한다는 의견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성숙 계명대 교수(경제금융학과)는 "패밀리레스토랑의 경우 과거 양식을 접하기 힘들었던 세대에게는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다양한 전문 음식점이 생겨난 데다 고물가에 어려움을 느끼는 소비자가 늘어난 만큼, 패밀리레스토랑의 높은 금액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도 늘었다"며 "게다가 최근엔 오마카세, 스테이크 전문 요리점 등 고급·고품질 식당과도 경쟁해야 하는 만큼 소비자들을 매료할 수 있는 적절한 금액대를 책정하거나, 아예 어느 식당에서도 맛볼 수 없는 특별한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질 좋은 음식을 개발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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