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책 읽는데 시간당 1만원?”…대구 남구 ‘숲속 책 쉼터’ 이용료 논란 불거져

  •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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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13 17:11  |  수정 2025-04-13 21:38  |  발행일 2025-04-13

대구 남구 숲속 책 쉼터 오는 7월 개장 예정

펜션·게르·돔 등 형태 따라 시간당 8천원~1만원

시민단체 “공공시설인 만큼 요금 낮게 책정했어야"

남구 “운영비 마지노선 맞춰 요금 책정한 것"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책 읽는데 시간당 1만원?”…대구 남구 ‘숲속 책 쉼터’ 이용료 논란 불거져

대구 남구 숲속 책 쉼터가 들어설 앞산 골안골 전경(옛 앞산해넘이캠핑장). 영남일보DB

대구 남구 앞산 골안골에 앞산해넘이캠핑장 대신 조성될 '숲속 책 쉼터(이하 쉼터)'가 때아닌 이용 요금 논란에 휩싸였다. 쉼터가 도서관 성격을 띤 문화시설인 탓에 '유료화'에 대한 시민들의 거부감이 생길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사용 시간 대비 이용료가 타 지자체에 비해 빡빡하게 책정돼 시민 접근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그것이다.

13일 영남일보가 대구 남구청에 확인 결과, 최근 남구청은 '남구 숲속 책 쉼터 관리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오는 7월 문을 열 예정인 숲속 책 쉼터는 건축법 위반으로 사업이 좌초된 앞산해넘이캠핑장(부지면적 3천여㎡) 대신 들어서는 문화시설이다. 자연과 함께 힐링하는 독채 개념의 독서 공간이다. 사전 예약을 해야 이용할 수 있다.

이 조례안에는 쉼터 이용 요금 기준 관련 내용이 담겼다. 쉼터별 시간당 이용 요금은 △펜션형(6명) 1만원 △게르형(4명) 9천원 △돔형(3명) 8천원이다. 이용 시간이 연속 3시간이면 전체 금액의 30%를 할인받는다.국가유공자 및 장애인은 20% 할인율이 별도 적용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쉼터 이용 요금 책정을 두고 불편함을 표하고 있다. 문화시설 운영관리비 확보 차원에서 이뤄지는 이용료 징수에 대한 '정당성'이 부족하고, 이용료 산정 또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

대구참여연대 측은 “숲속 책 쉼터는 일반 회사가 영리 목적으로 운영하는 게 아닌 공공기관이 주민 편의를 위해 만든 시설이다. 자칫 시설 운영비를 주민들에게 떠넘긴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며 “사용료를 부과해야 한다면 손익을 따지기보다 좀 더 저렴하게 요금을 책정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책 읽는데 시간당 1만원?”…대구 남구 ‘숲속 책 쉼터’ 이용료 논란 불거져

수원시 푸른숲책뜰 외관(왼쪽)과 내부 모습. 수원시 제공

실제 사업 규모가 비슷한 수원시 '푸른 숲 책 뜰'과 대구 남구 쉼터를 비교해 보면, 이용료 부문에서 차이를 보였다.

수원의 '푸른 숲 책 뜰'은 녹지공간 내 총 5개 독서 시설(최대 4인 기준)로 구성됐다. 이용 요금은 시설 모두 3시간 기준 1만원이다. 국가유공자·장애인·한부모·다문화 가정은 50% 할인된다.

수원시 측은 “시설 요금을 산정할 당시 소비자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쳤고, 타 지자체 공공시설 사용료도 참고했다"며 “시민부담을 줄이는 게 최우선이었다. 공공성을 고려해 인건비와 시설관리비는 예산을 투입해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대구 남구 '숲속 책 쉼터'는 4인형 시설 '게르형'을 연속 3시간 이용할 시 2만7천원 정가에서 30% 할인된 1만8천900원이 적용된다. 같은 조건에서 쉼터가 '푸른 숲 책 뜰'보다 2배가량 비싼 셈이다.

남구청 측은 “책 쉼터는 독서 장소에 한정하진 않을 예정이다. 개장 후 5년간 운영비를 추계해 손익분기점을 넘지 않는 마지노선에 근거해 요금을 책정했다"고 했다. 이어 “쉼터 내 카페 등 부대시설이 위탁 운영될 시 이용료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있는데, 아직은 이에 대해 정해진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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