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캠페인 통·나·무 시즌2] <1>신홍식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어려운 이웃 만나보면, 기부 습관 절로 생겨”

  •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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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08 18:05  |  수정 2025-05-15 18:08  |  발행일 2025-05-15

2012년 대구아너소사이어티 5호 회원

트럭에 직접 쌀 싣고 어려운 이웃 방문

"기부 향한 너그러운 시선 확산돼야"

영남일보는 10년 전 2015년 3월 21일부터 1년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손잡고, 나눔 캠페인 '(통) 크게 (나)누고 (무)조건 베푸는 사람들'이라는 타이틀로 나눔을 실천하는 이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함께 사는 삶'의 가치를 조명, 사회적으로 큰 울림을 주기 위해서다. 올해 창간 80주년을 맞은 영남일보는 다시 '통·나·무' 캠페인을 시작한다. 만성적 경기침체 탓에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소외계층들은 운신의 폭이 더 좁아졌다. 이에 기부를 '자기 삶'의 일부로 여기는 소담한 스토리를 16회에 걸쳐 게재한다. 첫 테이프는 최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새 수장이 된 신홍식 회장이 끊는다.

영남일보와 인터뷰하는 신홍식 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신임 회장

7일 오후 대구 달서구 대구 사랑의 열매 사무국에서 신홍식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신임 회장이 영남일보와 인터뷰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기부를 거창한 일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를 바꾸고 싶다. 나눔은 재산이 많은 사람만의 일이 아니다. 오히려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결심들이 모여 사회를 바꾸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지난 7일 만난 신홍식 제15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은 일찌감치 나눔실천에 앞장서 왔다. 2012년 대구 아너소사이어티 5호 회원에 이름을 올렸다. 2021년엔 부친인 고(故) 신현철 옹과 모친인 고(故) 김옥순 여사도 각각 대구 아너소사이어티 167·168호 회원이 됐다. 기부를 가문의 전통으로 이어간 셈. 지난달(4월)엔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까지 맡았다.

그는 "이제 대구 기부문화를 널리 확산시키는 막중한 역할을 하게 됐다. 그간 마음에 품어온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라며 "다양한 기부자들이 나눔 행렬에 지속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현장 방문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이게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는 현장에 가보면 알수 있기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기부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 이는 바로 '시선의 무게'를 떨쳐내는 일이다"라며 "좋은 일을 하면 박수를 받아야 하는데, '쟤가 왜?'라는 시선과 '있는 척하네?'라는 눈총을 받기 일쑤다. 이에 대해 아랑곳하지 않고, 많은 이들이 기부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8년간 매달 하루를 비워 형편이 어려운 가정들을 찾아가 쌀을 전달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쌀 배달 아저씨'로 알려져 있다. 물론 회장직에 오른 현재도 그 이웃사랑 실천의지엔 추호의 변화도 없다.

그는 "대구지역 일선 구청을 통해 형편이 어려운 10가구를 소개받아 매달 쌀 20㎏을 기부했던 게 현재 85가구로 늘었다"고 했다. 에피소드도 함께 전했다. 처음엔 개인 승용차에 쌀 20포대를 실었더니, 앞바퀴가 들릴 정도였다고 옛 기억을 반추했다. 지원 가구가 늘어난 뒤로는 구청에서 지원해준 1t 트럭을 타고 현장을 돌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직접 나눔 현장을 누비며 느낀 소소한 행복은 바로 '정(情)'이고 했다. 나눔의 세월이 깊어진 만큼, 이웃들과의 정다움이 그만큼 쌓여만 간 것. 도움을 받은 이들이 하는 "고맙다"는 말은 나눔에 대한 진정성과 지속성을 유지하는 큰 원동력이 된다고 했다.

그는 "가끔 어르신들이 장갑 또는 목도리를 선물로 준다. 알고 보면 다들 기관에서 받은 건데, 본인이 쓰지 않고 아껴뒀다가 주는 것"이라며 "고마움을 표현하려는 마음이 느껴져 몰래 눈물을 흘린 적도 있다"고 했다.

지역 예술인들을 위한 후원에도 꾸준히 힘을 보탠다. 20여 년 전부터 지역 예술인에게 작업공간을 제공해왔다. 2023년엔 기업과 예술인을 연결하는 '메세나 운동' 확산을 위해 '대구글로벌메세나협회'를 설립했다.

지역 예술인을 지원하는 나름의 소신이 있다. 그는 " 단순한 후원을 넘어, 사회 정서를 회복하는 데 예술이 가진 힘을 믿기 때문"이라며 "요즘 사회가 너무 각박하다. 음악을 듣고, 시를 읽고, 그림을 보며 마음이 움직이는 경험이 많아져야 사람들이 부드러워지고, 사회도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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