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호 기자의 푸드 블로그] 강원도 횡성 한우와 함께 한 와인 투어](https://www.yeongnam.com/mnt/file/200711/20071130.010371758170001i1.jpg) |
# 전국 한우 브랜드 시장은 춘추전국시대
강원도 횡성군.
한우와 와인이 멋지게 만난 곳입니다. 어떻게?
현지 정보 확인차 지난 24일 대구시 수성구 대경대 평생교육원(원장 김상호) 부설 와인 클래스 수강생, 이선영 부원장 등과 함께 강원도 횡성을 다녀왔습니다. 거기서 발빠른 한우·와인 마케팅 전략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FTA 시대, 한우도 날로 패셔너블해지고 있습니다. 천은 같아도 누가 가공했느냐에 따라 옷값은 천양지차, 한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슷한 한우라지만 '명품 마케팅'에 성공하면 가격은 풀쩍 뛰게마련. 전국 한우시장은 현재 '춘추전국시대', 브랜드 선점을 위한 전투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집니다. 그걸 무시하고 '나만 열심히'로 가다간 자칫 경쟁 브랜드한테 잡아먹힙니다. 저도 횡성 가기 전에는 안동의 안동한우, 경주의 천년한우, 상주의 상감한우, 의성의 마늘소, 영주의 소백한우, 봉화의 한약우 등 경북 한우가 고수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강원도가 점차 한우 메카로 뿌리를 내리고 있었습니다.
현재 전국의 한우 브랜드는 320개. 이중 최고수는 횡성 한우(전국 첫 한우 브랜드는 경남 남해 '화전 한우')로 평가됩니다. 경북 축산농가에선 "무슨 소리, 한우는 경북"이랄 지 모르겠지만 전국 흐름은 그게 아닙니다. 2년전 출범한 경북한우 클러스터사업단(단장 여정수 영남대 교수)은 농림부·경북도·영남대·경북한우협회·지역 축협이 똘똥 뭉쳐 전국 첫'생산이력추적시스템'을 통해 '참품 한우'를 출시, 현재 수성점 등에서 팔고 있습니다. 하지만 횡성 한우는 경북 한우보다 한 걸음 더 나갔습니다. 실상은 이렇습니다.
지금 횡성군 공근면 매곡리에 조성중인 횡성 한우 문화촌은 총면적 28만5천871㎡, 등급별 고기 진열대, 먹거리·판매촌, 한우와 궁합 맞는 와인 시음소 등 한우와 관련된 모든 콘텐츠를 다 보여주고 관광객을 낚겠다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입니다. 매년 10월, 횡성 한우축제까지 열립니다. 올해도 섬강 둔치에서 열렸는데 550두가 팔렸다네요. 지난 남북정상회담 때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 이춘식 조리팀장(46)이 전략적으로 마련한 '팔도 대장금 요리' 중 한 식재료로도 선발됐습니다. 참고로 그때 9가지 풀세트 메뉴가 쉐라톤 호텔 한식당 '온정'에서 20만원에 팔린다네요. 게다가 부산 APEC 정상회의 만찬식탁에도 등장했고, 2007년 전국 축산물 브랜드전에서도 대상을 차지했습니다. 물론 하루 아침에 이룩된 건 아닙니다. 1995년부터 '횡성 한우 띄우기'를 위해 군수는 물론 사육농가 관계자들이 합심, 횡성한우발전위원회까지 구축합니다.
현재 횡성축협 지정 판매점은 3군데(금강산 식당, 횡성한우프라자 우촌·해말점), 횡성읍의 전문 식당 금강산의 경우 최고급 1인분(180g)은 3만5천원입니다.
# 횡성의 디오니캐슬 와인 클럽
금강산 식당에서 횡성 한우를 먹을 때 곁들인 복분자 와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우 로스구이엔 소주·맥주'란 고정관념을 깬 거죠.
대구는 아직 소주 타령인데 말이죠. 그 와인은 공근면 초원리 디오니캐슬 와인클럽(사장 홍성표)에서 생산한 복분자·다래 와인(빈티지 2005년)입니다. 식사 후 대경대의 명물 2층 리무진 버스를 타고 디오니캐슬로 이동했습니다. 아치형으로 생긴 출입구는 꼭 동화 속 궁전 초입 같습니다. 5분쯤 걸어 도착한 와이너리는 눈으로 만든 성채 같았습니다. 정면에 레스토랑형 시음장, 왼쪽에 와이너리, 그 옆에 대형 펜션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동절기 그 공장에 햇살 드는 시간은 불과 4시간, 오후 2시30분에 해가 집니다.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죠. 양택과 달리 와인 공장은 정북향이어야 합니다. 1.2㎞ 두께 암반 위에 선 와이너리는 정통 프랑스 와인 주조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거기서 양조 상식 한 가지를 배웠습니다. 효모는 당분을 먹고, 두 가지를 내놓는데 사람으로 치면 대변이 '술', 방귀가 '이산화탄소'입니다. 이산화탄소 때문에 예전 양조장 직원들이 가끔 돌연사했던 모양입니다. 프랑스에선 지하 저장고에 촛불을 켜놓습니다. 이산화탄소가 많아 촛불이 꺼져있으면 들어가지 않는답니다. 와이너리는 전자동으로 움직입니다. 오른쪽 컨트롤 패널에는 약 60개의 각종 버튼이 있습니다. 1t 발효조에 담긴 와인은 750㎖ 1만병을 만들 수 있는 양입니다. 와인 가격은 3만원선. 디오니캐슬의 와인 마케팅은 시너지 기법을 활용한 것 같습니다. 일단 횡성 한우 판매점과 식당에 와인을 깔고, 거기서 멈추지 않고 횡성 온 관광객이 와인 양조 과정을 견학, 우아한 분위기에서 테이스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숙소 문제까지 해결했습니다. 8~10명이 1박2일 와인투어할 수 있도록 30평형 펜션(25만~30만원)을 옆에 세웠습니다.
![[이춘호 기자의 푸드 블로그] 강원도 횡성 한우와 함께 한 와인 투어](https://www.yeongnam.com/mnt/file/200711/20071130.010371758170001i2.jpg) |
![[이춘호 기자의 푸드 블로그] 강원도 횡성 한우와 함께 한 와인 투어](https://www.yeongnam.com/mnt/file/200711/20071130.010371758170001i3.jpg) |
강원도 횡성 디오니캐슬 와인클럽 시음장에서 시음중인 대경대 와인클래스 수강생들. |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