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 만들고, 마시고, 와인 모든 것 한자리에
![[이춘호 기자의 푸드 블로그] 경산 대경대 와이너리를 찾아서](https://www.yeongnam.com/mnt/file/200712/20071207.010371849570001i1.jpg) |
대경대 캠퍼스 레스토랑 '42번가'의 스페셜 풀코스 요리. |
'원스톱 멀티브랜드 마케팅(Onestop Multibrand Marketing)'.
OMM, 이게 21세기 블루오션 경영의 요체죠. 흩어진 브랜드 관련 요소를 소비자들에게 물흐르는 듯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거죠. 물론'관계 미학'이 돋보입니다. 강원도 횡성의 한우가 한우 축제-한우 문화촌-숯불갈비촌-축협-와이너리와 한 덩어리로 묶이는 식이죠. 경산시 자인면 단북리 대경대(학장 유진선). 3년전부터 개시된 대경대의 독특한 공격적 '와인 교육 마케팅'도 자못 OMM적입니다. 대경대 와이너리(와인양조장)-포도농장-와인연구센터-캠퍼스 레스토랑 '42번가'-대경대 와인마스터과-평생교육원 부설 와인 클래스가 유기적으로 돌아갑니다. 시너지효과가 대단하겠죠. 와인과 관련 교육·제조·시음·판매를 한손에 잡은 셈입니다. 현장 확인차 지난 주 학교를 방문했습니다.
# TK 와이너리
대학에 와이너리라?
대경대는 발빠르게 그걸 갖췄습니다. 학생들 사이에서 '와인공장'으로 불리는 'TK 와이너리'. 와인 빛깔의 출입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와인 향이 코를 진동시킵니다. 와인마스터과 권오진 교수가 내부 구조를 설명해줬습니다. 240㎡ 공간에 설치된 7개의 발효탱크는 2만4천ℓ포도주 원액을 숙성시키고 8~13도 포도주를 연간 6만병 생산할 수 있다네요.
이에 앞서 2003년 7월 호주 디킨대와 공동 소믈리에 과정을 운영했고 2004년 11월 폴 챔버 호주 포도생산자협회장, 던컨 맥길리베리 디킨대 와인 사이언스학과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크라운동 4층에 'TK & DEAKIN 공동와인연구센터'를 열었습니다. 2005년 5월 이탈리아 벨로사로부터 와인 생산 기자재를 도입, 그해 11월24일 와이너리를 준공했습니다. 국내 대학에선 첫 사례였죠.
지난 해 8월17일 빈티지(생산연도) 2005 TK 와인 1천병이 시제품 형태로 출시됐습니다. 포도는 국내산 머루포도. 아직 유럽산에 비해 감도는 낮을 수밖에 없겠죠. 정통의 맛을 빚기 위해 그해 5월16일 정문 옆 산자락에 포도농원을 열고 4년생 포도 묘목 460주를 심었습니다. 참고로 알이 굵은 국내 켐벨 포도 갖고는 좋은 와인을 못 만듭니다. 그래서 유럽 현지의 각종 포도 나무를 학교 옆에 심었습니다. 화이트 와인 용 포도 품종 3종(샤르도네, 세이벨, 뮬러트루가우), 레드 와인 4종(까르비네 쇼비뇽, 피노누아, 겔트레베)입니다. 내년 가을 쯤 대경대 보졸레 누보시대가 열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 제조허가증이 없어 시중에 유통시킬 순 없답니다. 거의 홍보용으로 소비되고 있습니다.
# 와인 마스터와 팽생교육원 와인 클래스
와인 붐이 장기화될 것 같으니 와인 전문 학과까지 생깁니다.
대경대 호텔조리학부는 모두 6개 학과(호텔조리, 외식조리, 세계호텔, 푸드스타일, 제과제빵, 와인 마스터)로 구성돼 있습니다. 입학후 한 학기 지나면 학생들은 전공을 선택합니다. 2004년 와인 마스터과가 개설돼 70여명이 졸업했습니다. 와인 마스터과 학생들은 1년에 한번 호주 현지 전문가의 노하우를 전수합니다. 지난 달 12~16일 호주 디킨대에서 2명의 전문가가 대경대 와이너리에 왔습니다.
대경대는 와인 마스터과에서 한 발 더 나갔습니다. 대경대 평생교육원(원장 김상호 호텔조리학부 학과장)이 지난 10월19일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8주과정의 와인 마스터 과정을 개설했습니다. 오는 11일부터 강좌 폭을 넓혀 초·중급·CEO 과정을 개설할 예정입니다. 평생교육원에 와인 클래스가 도입된 건 1999년 중앙대 산업교육원 부설 와인 아카데미가 첫 사례입니다. 이밖에 경희대 관광대학원, 연세대 사회교육원에도 와인 강좌가 있고, 지역의 경우 영남대 사회교육원이 지난해 9~11월에 이어 내년 1월부터 'CEO를 위한 와인 문화'를 개설합니다.
특히 대경대 평생교육원은 2002년 7월 결성돼 현재 5천여명의 회원을 확보한 인터넷 카페 대구와인클럽(카페 마스터 정우용)과도 손을 잡았습니다. 지난 10월 보름밤엔 클럽 회원 100명과 함께 대경대 낭만의 동산에서 록밴드를 불러 멋진 '록&와인페스티벌'도 열었습니다.
평생교육원 부원장 이선영 교수(사회복지학과)는 와인 강좌와 관련해 "아는 만큼 보이고, 그만큼 우아하게 즐길 수 있는 게 와인인 것 같다. 강좌를 통해 와인뿐만 아니라 문화까지 배웠으면 좋겠다. 우린 이론 위주의 주입식 강의에서 탈피하려고 한다. 포도밭에서 포도 품종, 와이너리에서 와인 생산과정, 또 원하면 해외 유명 와이너리 투어, 와인과 어울리는 각종 음식도 직접 만들어가는 식의 체험위주식 프로그램을 가동했다"면서 대경대 와인 콘텐츠를 자랑했다.
# 캠퍼스 레스토랑 '42번가'
지역 식도락가들에게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캠퍼스 레스토랑이 대경대 산학동 501호에 숨어 있습니다.
바로'42번가'입니다. 주메뉴는 학생들의 실습용 음식, 그걸 원가보다 더 싸게 학생·교직원·일반인에게 판매하고 있는거죠. 8년전 호텔조리학부에서 전략적으로 오픈한 겁니다. 졸업하면 바로 외식업체에 투입될 수 있도록 그런 식당을 연겁니다. 실습실을 상업적으로 확대,재생산한거죠.
운영 포맷은 대충 이렇습니다. 학과 학생들이 1년간 모두 8시간(방학 기간 제외) 이 공간으로 와서 실습받습니다. 42번가는 음식은 학생 작품이라 풋풋합니다. 잔재주를 부리지 않아 그게 매력 포인트죠. 호텔세계·외식조리·푸드스타일과 등 학부 학생들이 매일 돌아가며 요리하고 팔아보기도 하는 거죠. 이때 학생들은 조리사와 웨이터가 되어봅니다. 월~수요일은 양식, 목~금요일은 한식입니다. 포도주는 물론 TK 와인이죠. 가격은 파격적으로 저렴합니다. 1인분에 3천500원, 하지만 외부인들은 반드시 예약을 해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예약하면 1만~2만원짜리 풀코스도 만날 수 있습니다. 대신 3천500원짜리 기본 메뉴엔 스테이크 대신 저렴한 닭가슴살과 돼지안심류가 올라갑니다. 디저트 먹고나면 손님들은 고객 만족도를 조사하는 '게스트 코멘트 카드'를 작성해줘야 합니다. 오늘의 메뉴는 www.tk.ac.kr에 소개됩니다. (053)850-1470
![[이춘호 기자의 푸드 블로그] 경산 대경대 와이너리를 찾아서](https://www.yeongnam.com/mnt/file/200712/20071207.010371849570001i2.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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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대 평생교육원 와인 클래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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