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 공원서 노인 성매매…성병검사 사실상 손놓아

  • 입력 2009-10-19 07:31  |  수정 2009-10-19 07:31  |  발행일 2009-10-19 제8면
수년간 한차례도 실시 안해
매독 등 감염대처 뒷북 우려
대구 도심 공원서 노인 성매매…성병검사 사실상 손놓아
공원에서 커피 등 음료를 파는 일부여성이 노인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고 있는 가운데, 노인들의 성병검사가 소홀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대구중부경찰서 형사계로 사건 하나가 접수됐다. 사건 시간은 오후 7시. 사건 장소는 달성공원 정문의 A여인숙 앞. 피해자는 일명 '박카스 아줌마'로 불리는 여성. 피의자는 공원으로 놀러온 노인이었다. 연령은 양쪽 모두 60대. 사건은 성매매 후 만족(?)을 못했던 남자가, 여자에게 돈 일부를 되돌려달라고 한 데서 시작됐다. 실랑이 끝에 둘은 결국 경찰서로 향했다. 경찰은 이들을 적당히 다독여 집으로 되돌려보냈다.

도심 속 공원이 노인의 성(性) 해방구라는 사실은 뉴스가 아니다. 10여년간 경찰의 단속에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단속은 부실하다.

경찰은 두류공원과 달성공원에서 노인 성매매가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성서경찰서에 따르면 두류공원에서 활동 중인 '박카스 아줌마'는 20~30여명. 이들 연령은 50~60대. 이들의 영업방식은 10년 전과 같다. 외관은 평범한 박카스 판매상. 일단 돈이 있어 보이는 노인에게 접근, 박카스를 판매한다. 박카스가격은 무조건 1만원(1박스). 박카스를 마시면서 거래를 튼다. 3만~5만원 사이로, 흥정하기 나름이다. 이같은 거래는 주로 두류공원내 롤러스케이트장 뒤쪽 야산 밑에서 이뤄진다. 서로 수지가 맞으면 인근 여관으로 직행하는 식이다.

달성공원에서도 50~60대 여성 10여명이 공원을 찾는 노인에게 성매매를 하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두류공원과 다른 게 있다면 박카스 판매 과정은 생략된다는 점. 달성공원 정문에서 곧바로 흥정, 인근 여인숙으로 향하는 식이다. 달성공원에서는 몇천~1만원 사이에 성매매가 가능해 두류공원보다 그 횟수가 잦다고 한다.

하지만 성매매 노인에 대한 건강관리는 미비한 상태다. 달서구보건소는 2007년 10월 두류공원을 찾은 노인 49명을 대상으로 무료건강검진을 실시한 결과, 2명이 매독 환자로 판명났다. 하지만 감염자의 병력을 추적한 결과, 과거부터 앓아왔다는 이유로 정기검진에 대한 실효성을 못 느껴 최근 2년간은 건강검진을 실시하지 않았다. 중구보건소는 최근 5년 동안 달성공원을 찾는 노인에 대한 성병 검사를 단 한 번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달성공원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워낙 은밀하게 이뤄지는 일이라 일일이 파악할 수는 없지만, 10여년간 달성공원이 노인 성매매 장소로 인식되면서 공원 이미지가 실추된 것은 사실"이라며 "사실상 경찰단속도 소용이 없는만큼 노인들을 위한 건전한 성문화 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혜화경찰서는 지난달 28일 종묘공원을 이용하는 노인 100명 가운데 8명꼴로 성병에 걸린 것으로 판명났다고 밝혔다. 혜화경찰서가 지난달 25일 '기초질서 캠페인' 일환으로 종로구보건소와 강북삼성병원의 도움을 받아 종묘공원을 찾은 노인 320명을 대상으로 무료검진한 결과다. 검진 결과 60대 남성 1명이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 감염된 상태였고, 27명이 매독이나 임질 등 성병에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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