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Q&A> 34분에 1명꼴…노인계층 심각한 수준

  • 입력 2011-07-01   |  발행일 2011-07-01 제34면   |  수정 2011-07-01
주변 인터뷰 등 '심리적 부검’ 절실해
미수자 건보적용 안돼 치료비 부담 커

Q : 한국의 자살률은?

A :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

최근 OECD통계에 따르면, 2009년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자살자수는 26명으로 OECD 평균인 11.2명보다 2배 이상이었다. 또한 2009년 통계청 자료에는 자살의 공식 용어인 '고의적 자해’로 2009년 한 해 동안 1만5천413명이 죽었다. 하루 평균 42.2명, 34분에 1명꼴로 자살한 것이다. 1994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자살자 수는 인구 10만명당 10명이 채 안 되는 수준으로, OECD 회원국 평균 자살자 수보다 적었다. 그런데 이듬해부터 자살률이 서서히 높아지더니 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급상승했다.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국내 우울증의 질병 부담과 치료 현황’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국내 18~64세 성인 가운데 평생 한 번이라도 우울증을 앓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2006년 기준 전체의 5.6%인 200만명, 현재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2.5%인 100만여명. 하지만 정신과 등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29만명, 지속적 치료를 받는 사람은 우울증 환자의 15% 수준인 15만여명에 불과했다. 국내 6천510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자살기도자의 60~72%, 자살사망자의 80%가 정신질환을 갖고 있었다.

특히 국내 노인의 자살 문제가 심각하다. 2004년 OECD 자료에 의하면 75세 이상 노인 10만명 중 109.6명이 자살을 했다. 그해 일본은 고작 31.5명이었다.

정성훈 경북대병원 교수(신경정신과)는 “등산 중 발을 삐면 조금 쉬면 낫지만 골절은 반드시 정형외과 수술을 받아야 치료가 된다. 우울증도 마찬가지로 정신과 치료를 잘 받으면 충분히 치료효과를 볼 수 있는 수많은 질환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Q : 심리적 부검이란?

A : 요즘 자살예방자 사이에 '심리적 부검 (Psychological Autopsy)’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심리적 부검이 가장 성공적으로 이행됐던 나라는 '자살공화국’으로 불렸던 핀란드. 80년대 중반까지 자살률이 인구 10만명당 30명을 넘었지만 심리적 부검을 통한 국가적 자살예방대책 마련으로 2008년에는 18명 수준으로 낮춘 바 있다.

핀란드는 일단 언론부터 자살 보도를 극도로 자제토록 했다. 핀란드 언론은 개인적 죽음과 관련 '자살’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으며 자살과 관련된 구체적 방법도 보도하지 않는 걸 철칙으로 삼는다. 우리도 자살보도지침이 있지만 거의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핀란드 정부는 산업화 과정(1965~90년)에 자살률이 3배로 폭증했다. 위기를 느껴 '자살예방프로젝트’를 거국적으로 가동한다. 1단계로 86~92년 전문가 5만명이 동원돼 자살자 1천337명의 자살 원인을 자세히 밝히는 심리적 부검사업을 실시한다. 놀랍게도 자살자의 3분의 2 이상이 우울증을 앓았으며, 상당수 죽기 전에 주변에 그런 사실을 여러번 알렸다는 것이다. 불과 15%만이 우울증 치료를 받았다. 나머지는 자신이 우울증인지 모른 채 생을 마감했다. 핀란드는 보건소나 일반 병원에서 정신과 환자가 아닌 일반 외래 환자라도 우울증이나 자살충동 여부를 혈압이나 혈당 검사처럼 주기적으로 체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심리적부검은 자살사망자와 관련한 포괄적인 사후정보를 통해 자살 원인을 연구하는 방법이다. 누군가 자살했을 때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의 인터뷰와 유서 등 모든 활용 가능한 자료를 수집해 그가 왜 자살에 이르게 됐는지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것이다. 대개 정신과 의사나 임상심리사 등 전문가들이 자살사망자의 부모, 배우자, 자녀, 연인, 직장동료, 담당 의사 등을 상대로 체계적으로 질문·조사 과정을 밟는다. 심리적 부검은 1934~1940년 뉴욕 경찰 93명이 연속적으로 자살하자 처음 실시됐다.

심리적 부검이란 용어는 58년 에드윈 슈나이드먼이 처음 사용. 국내의 경우 2009년 보건복지부의 시범연구로 도입됐지만, 유가족의 참여가 적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Q : 건강보험은 되나?

A : 현재 자살 예방과 관련 가장 고민해야 될 사안이 있다.

바로 우울증 환자 치료비 의료보험적용 문제다. 정신과 질환이 아닌 단순 심적 고통을 받는 자의 경우 전문심리상담을 받아야 하는데 그 비용도 만만치않다. 평균 시간당 10만원이지만 의료보험적용이 되지 않는다. 정신과 치료는 의료보험의 적용을 받지만 입원할 경우 월 100만~200만원이 든다. 서민들에겐 여전히 문턱이 높다.

또한 자살 미수자의 치료비도 의료보험 적용을 못받는다. 대구 생명의 전화 김지혜 간사는 “최저생계비 적용조차 못받는 생계 비관형 자살미수자의 경우 엄청난 치료비용을 감당 못해 죽음으로 내몰리는 게 현실이다. 수천만원, 아니 치료비가 얼마가 될지 모를 상황에서 가족, 의료기관 등도 어떻게 해주기 어려우니 당연히 정부가 고민해야 될 사안인 것 같다. 일본은 자살예방기본법에 의거 자살미수자 치료비 지원 항목을 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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