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가 취업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면서 이를 가꾸려는 구직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남성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최근 20대 구직자 807명을 대상으로 취업 때문에 성형을 고민해본 적 있는지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20.8%가 ‘성형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비용은 ‘10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58.1%로 가장 많았고, ‘300만원 이상~500만원 미만’이라는 응답도 19.2%에 달했다.
실제로 공채 비시즌 기간 동안 성형외과는 20대 구직자로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지역의 한 성형외과 코디네이터는 “방학 때는 ‘인상 개선’ 등을 목적으로 성형수술을 하거나 면접을 앞두고 필러나 보톡스를 맞으러 오는 20대가 많다. 특히 최근엔 남자도 면접에서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병원을 찾는 경우가 굉장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외모를 취업을 위한 경쟁력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2012년 한 온라인 취업포털이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채용과 외모’의 상관관계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6.1%는 ‘외모가 취업에 영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현상은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허창덕 영남대 교수(사회학)는 “외모가 구직자들을 평가할 때 약간의 참고사항은 될 수 있어도 취업에 영향을 주는 정도라면 심각한 문제다. 구직자들이 탈락의 원인을 외모에서 찾는 것도 사회가 휘두르는 외모차별의 칼날에서 자유롭고자 하는 의지의 발로인 셈”이라며 “기업이 요구하는 외모의 기준은 또렷한 이목구비가 아닌 품성이다. 학생들이 취업에 실패하면서 강박을 느끼다보니 외면을 가꾸려 하지만 내면을 가꾸는 노력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영기자 jy259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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