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고혈압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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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2-08  |  수정 2015-12-08 08:04  |  발행일 2015-12-08 제21면
“하루에도 몇번 변화 ‘혈압수첩’에 메모해 평균혈압 체크해야”
[전문의에게 듣는다] 고혈압에 대한 오해와 진실
[전문의에게 듣는다] 고혈압에 대한 오해와 진실
영남대병원 순환기내과 이찬희 교수

혈압약은 평생복용?
동맥경화·혈관탄력 등 조절 역할
약 처방 주저하다 합병증 올 수도

몸상태 따라 편차
긴장감 유무 따라 가정·병원서 차이
지속적으로 다를 땐 혈압계 점검을

식이요법·운동도 병행
조절 잘 안 될때 만성콩팥병 의심
고지혈증·당뇨병도 확인해 관리

 

겨울철 건강 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혈압 관리’라고 한다. 흔히 많은 사람이 고혈압이라고 하면 두통이나 뒷골 묵직함, 손발 저림 등의 증상을 생각하지만, 증상이 없는 경우가 더 많고 혈압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많은 합병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기도 한다.

혈압약(항고혈압제)은 대체로 한번 투약받으면 평생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사람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동맥경화가 진행되고 혈관의 탄력성을 잃어, 혈압이 점점 올라가기 때문에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게 되는 것이지, 혈압약 자체가 어떤 중독성이 있어 계속 복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생각 때문에 혈압약 복용을 주저하고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오히려 고혈압을 조기에 잘 조정함으로써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이조절이나 운동만 하면 혈압이 조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물론 식이조절이나 운동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혈압 조절에 있어 한 부분일 뿐이며, 식사나 운동과 같은 생활 습관 조절은 특히 가족이나 주위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저염식, 저지방식 등의 식이조절, 운동요법 등의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적절한 약물 복용이 중요하다.

혈압은 하루 중에도 늘 변하고 있으며 주위 환경이나 스트레스, 혈압을 측정할 당시의 몸상태에 따라서도 변할 수 있다. 설령 일시적으로 혈압이 오른 경우나 고혈압으로 잘못 진단되어 혈압약을 잘못 복용하게 되더라도, 정말로 고혈압이 없는 것이라면 고혈압약은 복용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고혈압으로 오진된 것이 아니라, 실제 고혈압을 가지고 있어 혈압약 복용을 중단할 경우 다시 혈압이 높아지는 경우이다.

간혹 “집에서 측정한 혈압은 괜찮은데 병원에만 오면 혈압이 높아진다. 혈압을 측정할 때마다 다르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고 말하는 환자들이 있다.

[전문의에게 듣는다] 고혈압에 대한 오해와 진실
혈압은 하루 중에도 늘 변하고 있으며 혈압을 측정하는 방법이나 자세에 따라, 측정할 때마다 크게는 20~30㎜Hg 차이가 날 수 있다. 또한 백의 고혈압이라고 해서 하얀 가운(의사)을 보면 무의식적으로 긴장하게 돼 혈압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혈압을 측정할 때마다 메모를 해서 ‘혈압수첩’을 만들어 볼 것을 권유한다. 혈압을 여러 번 측정해 메모하고 기록한다면 자신의 평균 혈압을 확인할 수 있다. 또 가정 혈압과 진료실 혈압이 지속적으로 차이가 날 경우 가까운 의료기 상사를 방문해 개인이 가지고 있는 혈압계를 점검받아 보는 것도 방법이다.

만성 콩팥병은 고혈압의 가장 흔한 합병증 중의 하나로, 특히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을 때 자주 발생하게 된다. 이뇨제나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등 일부 혈압약이 콩팥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절한 진료를 통해 혈압약을 조절한다면 약 자체로 인한 콩팥 기능 상실은 흔하지 않다.

혈압약은 주로 하루에 한두 번 복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일정하게 복용해 체내에서 약물 농도가 유지되었을 때 적절한 효과를 나타내게 된다. 혈압이 높을 때 혈압약을 1회 복용함으로써 혈압이 낮아질 수는 있지만 효과가 지속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혈압의 편차를 더욱 크게 하여 위험할 수 있다. 진료를 통해 꾸준히 혈압약을 복용해야 하며, 개인적으로 혈압약 용량을 조절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고혈압이 있는 경우 적절한 진료와 약물 복용을 통해 혈압을 조절하고, 고혈압과 흔히 동반되는 고지혈증, 당뇨병 등을 함께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고혈압과 동반된 합병증(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만성콩팥병 등) 유무를 확인하고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추가로, 자신의 손목을 주의 깊게 짚어보면 맥박이 일정한 간격으로 고르게 뛰는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다. 맥박은 심장이 수축하면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만약 불규칙한 간격으로 맥박이 느껴지거나 너무 빠르게 또는 느리게 뛸 경우(정상은 1분에 60~100회) 부정맥(不整脈·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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