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346명 시골 고교의 ‘입시 반란’

  • 김제덕,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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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2-26 07:28  |  수정 2016-02-26 07:28  |  발행일 2016-02-26 제6면
영주 대영고 ‘명문’으로 우뚝
맞춤형 학습 등 공교육에 충실
매년 서울대 합격…5년간 19명
작년 4년제 대학진학률은 84%
전교생 346명 시골 고교의 ‘입시 반란’
영주 대영고 학생들이 한국선비문화수련원에서 인성교육 함양을 위해 선비정신을 배우고 있다. <영주 대영고 제공>

전교생이 346명에 불과한 영주의 작은 고등학교가 최근 5년 동안 매년 서울대에 3명 이상을 합격시키는 등 경북 북부지역 최고 명문고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주 대영고(교장 이지흠)는 2016학년도 대학입시 서울대 수시모집에서 이강산군(18) 등 4명이 합격한 데 이어, 정시모집에서 김태완군(19)이 물리천문학과에 합격하는 등 모두 5명의 합격생을 배출했다.

이로써 대영고는 2012학년 4명, 2013학년 3명, 2014학년 4명, 2015학년 3명, 2016학년 5명 등 지난 5년간 모두 19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했으며, 1987년 대영종고에서 인문계로 전환 후 지금까지 152명의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하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영고는 한 학년이 120여 명에 불과할 정도로 규모가 작지만, 지난해 4년제 대학 진학률이 83.6%에 달하는 등 뛰어난 입시성적을 내고 있다.

최근 들어 서울의 강남 8학군이나 대구 수성구에서 학교를 다니는 소위 ‘금수저’들이 서울대 등 명문대에 입학하는 것이 공식화돼 있지만, 대영고는 다르다. 대영고에선 집안 형편이 그리 넉넉지 않은 평범한 학생도 당당히 서울대에 진학했다.

이처럼 소도시 작은 학교에서 대도시 고교 부럽지 않은 진학률을 자랑하게 된 비결은 뭘까.

대영고는 특화된 교육 시스템을 우선으로 꼽고 있다. 영주시는 대도시에 비해 학원 등 사교육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대영고의 강한 공교육으로 이를 극복했다. 지난해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된 대영고는 우수 이공계 인재양성을 위해 학생 개인별 맞춤형 학력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여기다 수업연구에 매진하는 교사들의 열성도 한몫했다.

기숙사 운영도 비결 중 하나다. 기숙사 문은 학생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열려 있다. 대영고는 전교생의 60% 이상이 기숙사 생활을 한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은 오전 6시에 기상해 운동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등 절제되고 규칙적인 지활을 하고 있다. 건강한 몸과 마음을 통해 자연스레 학습력을 길러주는 것.

이 밖에 인성교육과 봉사활동, 동아리활동 등도 강화해 학생들 각자의 능력을 길러주고, 자연스레 대학 진학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지흠 대영고 교장은 “기본적으로 학교 교육에 충실하고, 수준별 학습을 실시하되 학생들을 차별하지 않고 공정하게 기회를 제공하도록 노력했다”며 “서울대 입학만 부각되는 것보다 작은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이 모두 인정 받았으면 한다. 작은 도시, 작은 학교 학생들이 똘똘 뭉쳐 좋은 성과를 낸 것이 뿌듯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영주=김제덕기자 jedeog@yeongnam.com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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