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의 치열한 경선이 휩쓸고 간 지역구다. 일찌감치 후보군이 출현하면서 선거구도가 형성됐다. 사실 지난해 추석 이후부터 물밑 선거전이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지금쯤 남은 후보들은 조금 지쳐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차별적인 홍보성 문자메시지 발송, 잦은 인지도 올리기 여론조사 등으로 선거자금의 상당부분을 이미 소진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현역인 권은희 의원의 아성이 흔들리는 점을 포착, 정태옥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 이명규 전 의원, 양명모 전 대구시의원, 박형수 전 부장검사, 박준섭 변호사가 나름의 지지세를 갖고 일제히 새누리당 공천을 향해 뛰었다. 여기다 이른바 대구의 ‘진박 6인 연대’에 포함된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이 지난 1월 전격 출마하면서 선거구도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타 후보들의 초긴장 상태가 지속됐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의 후보 선별작업이 진행되면서 권 의원과 박 전 검사, 박 변호사가 일차 컷오프 됐다. 정태옥, 이명규, 하춘수 3명의 예비후보가 여론조사 경선을 치렀고, 1차에서 예상외로 하 전 대구은행장이 탈락했다. 결선 경선에서는 정 전 부시장이 이겨 새누리당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양명모 전 시의원은 지역구를 옮겨, 3선의 서상기 의원이 공천배제된 북구을의 장애인 우선추천 후보로 전격 발탁됐다.
권 의원은 새누리당의 공천이 불공정하다며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유승민, 류성걸 의원과 함께 이른바 ‘하얀옷 무소속 연대’를 결성, 공동전선을 펴면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범여권 후보의 양강 구도로 굳어졌지만, 균형의 추는 정 전 부시장쪽으로 기울어 있다. 거의 더블스코어 격차인데, 아무래도 권 의원의 지지율은 예비후보 때의 그것으로 고착돼 있는 반면, 정 전 부시장은 난립했던 후보들이 차례로 낙마하면서 이들 지지세의 상당부분을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으로서는 유승민 의원의 지원사격이 변수다. 어떤 방식으로든 50·60대 기성층의 분위기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 승부처로 보인다.
정 전 부시장은 현역 의원을 상대로 선거전 초반부터 거꾸로 방어에 나선 형국이 됐다. 악수(惡手)를 조심해야 할 것이다. 특히 유승민 무소속 연대는 ‘민감한 정치적 동기’에서 파생된 만큼 인화성이 내포돼 돌발 변수가 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현주 후보와 국민의당 최석민 후보는 출마선언이 늦은 만큼 당 지지율을 넘는 돌파구를 찾는 것이 급선무다.
박재일 부국장/정치부문 에디터 park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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