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대지진 전조는 아니다” “규모 6∼7 강진 터질 수도 있어”

  • 박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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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9-13 07:24  |  수정 2016-09-13 10:49  |  발행일 2016-09-13 제2면
■ 전문가들 한반도 잦은 지진 분석
관측 이래 양산단층대 지진은 처음
5.5넘으면 내진설계 안된 건물 붕괴
몇년 전부터 강도 점점 세지는 추세
20160913
12일 오후 8시32분쯤 경주 남남서쪽 9㎞ 지점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5.8의 지진으로 울산의 한 주택 기와가 무너지면서 파편이 주차된 차량 위와 골목 여기저기에 떨어져 있다(왼쪽). 포항에선 영일대 전망대 부근에 있는 ‘영일교’ 입구가 지진의 충격으로 갈라졌다. 연합뉴스·독자제공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은 5년여 전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최근 들어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센터장은 이날 “이번 경주지진 역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 센터장은 “일본 대지진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여진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다만 생각보다 자주 지진이 발생하는 것 같아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지질연 지진센터는 이날 경주 지진에 대한 지진원 분석을 통해 지진이 주향이동 단층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주향이동 단층은 좌우 방향으로 비스듬하게 뻗어있는데, 이 단층들 가운데 일부가 축적된 힘을 방출하면서 단층의 왼쪽과 오른쪽이 어긋나면서 지진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는 대지진의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단층들이 서로 연결돼 있지 않기 때문에 한반도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다. 그는 “전례가 없던 지진이 아니라, 과거에도 지진이 발생했던 지역이기 때문에 특이현상은 아니다"면서 “앞으로도 규모 5.5 이하의 지진은 더 일어날 수 있지만, 대형 지진은 일어나기 어려운 구조"라고 강조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도 지 센터장과 같은 의견을 냈다. 손 교수는 “이번 지진의 원인은 양산단층대로 보인다"며 “1978년 지진 관측 이래 이 단층대에서 지진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손 교수 역시 한반도 대지진의 전조는 아니라면서도 “경주에는 원자력발전소도 있고 방사성폐기물 처분장(방폐장)도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규모 5.1 정도 지진이면 큰 피해는 없지만 자주 일어나면 문제고 5.5를 넘을 경우 내진 설계가 안 된 건물은 무너진다"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지난 9일 북한이 강행한 5차 핵실험이 이번 지진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한반도에서 지진이 연거푸 발생하고 있다"며 “양산단층 외에도 다른 가능성을 열고 정밀 분석을 해야 한다"고 이번 지진의 원인을 분석했다.

지역의 지질전문가인 유인창 경북대 지질학과 교수는 12일 경주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5.8의 지진이 발생한 것에 대해 “그동안 한반도의 지진은 규모 2~3짜리가 주를 이뤘는데 몇 년 전부터 강도가 점점 세지더니 이번에 역대 최대인 규모 5.8을 찍었다”며 “이는 앞으로 규모 6~7의 지진도 터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의 원인에 대해선 앞서 지난 7월 울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5.0의 지진과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유 교수는 “이번 지진도 부산에서 포항에 이르는 양산단층대가 움직이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광일기자 park85@yeongnam.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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