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흉터, 비후성 반흔과 켈로이드

  • 임호
  • |
  • 입력 2017-06-13 07:49  |  수정 2017-06-26 13:28  |  발행일 2017-06-13 제20면
난치성 흉터, 울퉁불퉁 빨갛게 튀어오르며 통증 동반
20170613
교통사고로 인해 얼굴에 심각한 흉터가 생겼지만 레이저와 연고치료를 지속적으로 병행한 결과 1년 후 대부분의 흉터가 사라졌다.
20170613
더블유병원 성형외과 조필동 원장

수술이나 사고 등으로 인한 흉터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감추고 싶은 고민거리이다.

사고 등으로 인해 몸에 여러 가지 흉터가 남게 되면 처음에는 가느다란 흉터였더라도 한두 달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붉은 색깔을 띠며, 딱딱해지는 것을 보게 된다. 이러한 흉터는 시간이 수개월 더 흐르면서 색깔이 서서히 옅어지고 부드러워지며 눈에 덜 띄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을 흉터의 ‘성숙’이라고 부른다. 정상적인 흉터의 성숙 과정은 대개 다친 후 6~12개월에 걸쳐 서서히 일어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흉터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빨갛게 더 튀어오르며 커지는 활동성 흉터가 있는데, 여기에는 비후성 반흔과 켈로이드가 있다.

이는 흉터의 종류 가운데서도 비정상적인 흉터로 꼽힌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흉터가 크거나 얼굴, 목, 손, 팔, 다리 등 노출 부위에 있을 시, 대인기피 등 외부활동 자체를 포기하는 원인이 된다. 심각한 경우 우울증을 동반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게 된다.


비후성 반흔, 피부 긴장성 큰 관절 부위에서 발생
켈로이드, 귓불·어깨·앞가슴 등에서 주로 나타나
레이저 치료 효과…흉터 옅어지며 가려움증 줄어



비후성 반흔은 흉터 범위 내에서만 발생하며, 피부의 긴장성이 큰 관절 부위나 피부 주름과 직각 방향의 흉터에서 주로 볼 수 있다.

반면 켈로이드는 귓불, 어깨, 앞가슴 등에서 주로 생긴다. 특히 켈로이드는 흉터 범위를 넘어 정상 조직까지 침범하는 특징이 있다. 이들 흉터는 단지 외모적으로 보기 흉할 뿐만 아니라 가려움증과 따끔거림, 때로는 심한 통증과 압통을 동반하면서 일상생활을 힘들게 한다.

켈로이드 치료에 확실한 방법은 아직까지 정립되어 있지 않다. 켈로이드는 심한 경우 완치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기까지 하다. 하지만 단계별로 체계적인 관리를 하면 흉터 부위에 관계없이 흉터 치료의 완치율을 최대한 높일 수 있다.

백인종보다는 유색인종에서 더 많이 발생하게 되는 비후성 반흔과 켈로이드의 경우 상처가 발생한 후 진피 내 섬유아세포의 병적 증가로 인해 울퉁불퉁 올라온 형태의 흉터가 된다. 켈로이드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유전적 소인이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후성 반흔과 켈로이드는 언뜻 외과적인 수술로 흉터를 절제해버리면 잘 치료될 것 같지만 켈로이드는 재발을 잘 일으키고 흉터가 오히려 더 커질 수도 있어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흉터로 분류된다.

더블유병원 성형외과 조필동 원장은 “과거에는 이들 흉터를 치료하기 위해 수술, 스테로이드 주사, 흉터연고나 패치, 항암제 주사, 방사선 치료 등을 복합적으로 이용해 왔다. 하지만 난치성 흉터를 치료하는 것은 성형외과 분야에서 여전히 어렵고 힘든 영역”이라며 “그러나 흉터 치료는 끊임없이 발전을 거듭해 왔고, 최근에는 레이저를 사용하는 흉터 치료가 그 효과를 인정받아 강하게 추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9년부터 미국 성형외과학회에서는 근거기반의학을 통해 펄스색소레이저(pulsed dye laser)를 1등급의 흉터 치료로 분류하고 있다. 이것은 임상의들에게 강력히 추천되는 가장 높은 단계의 치료 방법이다.

레이저는 흉터의 피부를 태우는 방식이 아니라 레이저가 흉터 안에 있는 산화헤모글로빈에 선택적으로 흡수되어 미세 혈관을 파괴하고 흉터 조직을 저산소증에 빠지게 해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다. 흉터가 옅어지면서 통증이나 가려움증을 경감시키는 효과도 있어 비후성 반흔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수술이나 사고로 인한 흉터의 경우 자연 치유로 6개월~1년 사이에 자기 살처럼 좋아진다. 그렇다고 흉터를 완전히 없애는 방법은 없다. 다만 흉터가 생긴 후 1개월부터 레이저와 연고치료를 병행해 월 1회(3~6회) 단위로 치료할 경우 이른 시일 내에 자신의 살색과 비슷하게 만들 수 있다.

조 원장은 “켈로이드도 레이저로 치료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흉터의 붉은 기나 딱딱함, 높이, 통증과 가려움증 등이 크게 좋아지는 예가 많아 앞으로 흉터 재발의 가능성을 극복한다면 레이저가 켈로이드 치료에 좋은 방법으로 자리 잡을 것 같다”며 “그러나 아직 켈로이드는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을 병행해야 하고, 레이저의 치료 효과도 더욱 심도 있는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펄스색소레이저 치료 (pulsed dye laser): 피부 태우는 방식 아닌 흉터 안에 있는 산화헤모글로빈에 선택적 흡수, 미세혈관 파괴해 치료 효과.

기자 이미지

임호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