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로 보는 세상] “고속도 하차 만취승객 사망 택시기사도 책임”

  •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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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16   |  발행일 2018-06-16 제6면   |  수정 2018-06-16
대구지법 징역 1년6월 선고

만취한 승객을 고속도로 비상주차대에 하차시킨 뒤 방치했다가 교통사고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택시기사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손현찬)는 15일 유기치사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56)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2017년 6월10일 밤 11시30분쯤 대구 수성구 한 LPG충전소에서 술에 취한 A씨를 태운 뒤 울산역으로 향했다. 고속도로 주행 도중 A씨가 용변이 급하다고 하자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부산기점 88.3㎞ 지점 비상주차대에 차를 세웠다. 하지만 차에서 내린 A씨는 5분간 방향감각을 잃고 고속도로 위를 헤매다 교통사고로 숨졌다. 사망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0.192%의 만취 상태였다.

김씨는 “(A씨의) 만취 사실을 몰랐고, 현장을 이탈하지도 않았다. 고속도로 위에 있는 A씨를 발견한 뒤에는 도로공사에 신고를 했으므로 유기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택시기사는 술에 취한 승객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태워 줄 계약상 주의의무가 있고, 하차한 곳은 도로 폭이 매우 좁은 데다 심야 시간 시야가 불량한 관계로 교통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한 것.

재판부는 “사고 위험이 매우 높은 고속도로 임시 비상주차대에 승객을 하차시켰음에도 사고 방지를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유기행위는 결코 정당화할 수 없고, 그 책임이 무겁다”며 “다만 A씨의 과실도 상당 부분 있는 점, 피고인이 사고 현장을 벗어나는 등의 적극적인 유기행위를 하지는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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