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 찾은 文 대통령 주민과 간담회서 첫 사과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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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12   |  발행일 2018-10-12 제4면   |  수정 2018-10-12
■ 해군 국제관함식 참석
정당성 잃은 건설…사면복권 검토 언급
“전쟁거점 아닌 평화의 거점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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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 강정마을 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강정마을 주민과의 간담회’에 입장하며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평화의 섬 제주에 해군기지가 웬말이냐고 여전히 반대의 목소리가 있고 맞는 말씀이지만, 모든 진실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군사시설이라 해서 반드시 전쟁의 거점이 되라는 법은 없다. 하기에 따라서 평화의 거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제주 서귀포 앞바다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참석한 뒤 강정마을을 찾아 커뮤니티센터에서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지며 마무리 발언을 통해 “오늘 이 자리는 함께 머리를 맞대고 미래로 가는 길을 말할 수 있었던 좋은 자리였다. 이제는 과거의 고통·갈등·분열의 상처를 씻고 미래로 가야할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하와이를 보라. 세계 최대의 해군기지가 있지만 평화의 섬으로 번영을 누리고 있고, 판문점도 남북이 최일선에서 부딪치는 장소였지만 4·27 정상회담 이후 평화의 상징이 됐다"며 “우리가 하기 나름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제주도민은 4·3 사건도 평화의 상징으로 만들어 냈다. 아픈 역사를 승화시켜서 평화의 상징으로 만들어 낸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강정마을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주민들에게 사과의 뜻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 안보를 위한 일이라고 해도 절차적 정당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지켜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그로 인해 강정마을 주민들 사이에 그리고 제주도민들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주민공동체가 붕괴되다시피 했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이 제주 해군기지 건설로 갈등을 빚은 강정마을을 찾은 것은 취임 후 처음이고, 유감을 표하며 사과의 뜻을 직접 전한 것도 이번이 최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정부의 구상권 청구는 이미 철회됐다. 사면복권이 남은 과제인데, 사면복권은 관련된 사건의 재판이 모두 확정돼야만 할 수 있다”며 “그렇게 관련된 사건이 모두 확정되는 대로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관함식 연설에서 “대한민국 해군이 한반도의 평화를 넘어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강하게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좌승함인 ‘일출봉함’ 함상에서 연설했고, 일출봉함에는 조선시대 삼도수군 통제사가 가용했던 대장기 ‘수자기’가 게양됐다.

관함식은 국가 통치권자가 군함 전투태세와 장병의 군기를 검열하는 해상 사열 의식으로, 각국 해군이 함께하는 국제 관함식은 참가국간 우의를 다지는 세계 해군의 축제로 불린다. 이번 국제 관함식에는 12개국에서 19척의 군함과 46개국의 대표단이 참가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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