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의 대학 입시 로드맵]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라

  • 뉴미디어부
  • |
  • 입력 2019-02-11 07:46  |  수정 2019-07-01 07:57  |  발행일 2019-02-11 제16면
20190211

2019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학영역이나 영어영역에서 낮은 성적을 받았는데도 의예과에 합격했다는 소식에 예비 수험생들은 ‘심쿵’했다고 한다. 그러나 대학입시는 복권과 같은 것이 아니다. 물론 세상 모든 일에서도 그렇지만 입시에도 운(運)이 작용한다. 그러나 운이 실력을 이길 수는 없다.

열심히 노력해서 목표한 대학에 진학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인 학생과 상담한 적이 있다. 필자가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목표한 대학에 어떻게 지원해서 합격할 생각인지 얘기해보라고 하니 말문이 막혀버렸다. 정작 본인의 강점을 파악하지도 못하고 어떤 수단을 이용하여 대입에 도전하는 것이 좋을지 정하지도 못하면서 강한 의지만 드러내는 학생들이 있다. 할 수 있다는 의지는 좋은데 마음만 앞서고 몸은 뒤따르지 못하면 대입의 긴 여정을 마무리하기 어려워진다. 필자도 노력하는 수험생들에게는 칭찬과 격려를 해주고 싶다. 하지만 격려와 칭찬도 현재 수준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노력에 대하여 이루어져야지 막연하게 칭찬하거나 사사건건 타박하는 것은 수험생활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일반계 고등학교의 5등급 이하의 교과성적과 수학, 과학 과목도 비슷한 성적을 받은 수험생이 수도권대학의 수학 관련학과를 진학하기 위해 학생부종합전형을 위주로 준비한다거나 비슷한 교과성적대의 학생이 오로지 논술만 준비해서 수도권의 입학성적이 높은 대학에 논술전형으로 지원하려고 한다면 이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야 할까. 부모는 자식을 그리고 학생은 본인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라고 할지 몰라도 필자가 보기에는 자신을 믿는 것이 아닌 믿고 싶은 것이고 심지어 이는 외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활의 출발은 현실적인 목표를 만드는 데 있다. 자신의 수준, 즉 교과역량, 학생부의 기록, 논술 및 적성능력 그리고 수능역량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리고 이 역량 중에서 어느 것을 활용하여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한지 생각해보자.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의 차이가 아닌 전형의 차이, 즉 어느 전형이 더 유리한지, 잘 준비되어있는지, 앞으로 보완하여 향상시킬 수 있는 전형은 무엇인지 판단해보자. 현재 수준과 앞으로 향상가능한 수준을 판단하고 희망대학의 수준과 비교해서 대학별 전형의 특성을 분석하여 지원 가능한 전형, 본인에게 유리한 전형을 따져보자.

전형에 따른 지원전략도 대학별로 차이가 있다. 어느 한 가지 역량이 부족하다고 쉽게 포기하고 한 곳에 몰입하는 것은 권하고 싶은 방법이 아니다. 논술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하려고 수능 최저기준만 통과하기 위해 수능 일부영역만 준비하고 모든 시간을 논술준비에 치중한다면 어떨까. 물론 합격한다면 좋겠지만 실패한다면 정시모집의 기회도 사라져버린다.

수능이 다가올수록 성적이 오르지 않으면 수시모집으로 치중하게 되고 교과성적이 부족하다면 정시모집만 집중하게 되는데, 집중하는 노력은 필요하지만 포기하는 것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대학입시컨설턴트·박재완 입시전략연구소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