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첫 클럽하우스 ‘스카이 포레스트’ 가다

  • 명민준 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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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29   |  발행일 2019-07-29 제3면   |  수정 2019-07-29
“출입구서 라커룸까지 3∼4m…선수 맞춤형 최적 동선”
대구FC 첫 클럽하우스 ‘스카이 포레스트’ 가다
대구FC 클럽하우스의 내부. 가운데 이어진 중앙 계단이 눈에 띈다. 선수들은 이 계단을 통해 1층 식당으로 바로 향할 수 있다. 오른쪽 로비 테이블은 선수들이 가족이나 팬과 접견할 수 있는 공간이다.
대구FC 첫 클럽하우스 ‘스카이 포레스트’ 가다
지난 26일 대구FC 클럽하우스 2층 웨이트 트레이닝실에서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대구FC는 새 웨이트 트레이닝실을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체력전을 펼칠 예정이다.


대구FC가 ‘내 집’을 마련했다. 2002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클럽하우스를 갖게 된 것이다. 지난 19년 동안 타 기관 연수원이나 아파트 전세를 얻어 남의 집살이를 전전하던 선수들은 이제 눈칫밥 먹을 일이 없어졌다. 대구시 수성구 대흥동 대구스타디움 뒷산에 자리잡은 클럽하우스는 지상 4층(4천265㎡) 규모로 숙소 43실을 비롯해 웨이트 트레이닝실·시청각실·휴게실·식당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훈련장인 대구스타디움 및 보조구장과 가까워 선수단이 훈련과 휴식에 집중할 수 있다. 내년 5월에는 클럽하우스 내 훈련구장까지 완공돼 최적의 환경을 갖추게 된다. 공식개관을 한 달여 앞두고 최근 선수단이 입주해 새집살이 중이다. 지난 26일 대구FC 클럽하우스 ‘스카이 포레스트(Sky forest)’를 찾아 내부를 들여다봤다.

라커룸 내 냉탕시설서 피로 풀고
전용 엘리베이터 이용 휴식모드

웨이트실·재활시설 통합해 운영
선수들 빠른 컨디션 회복 도와줘

극장형 시청각실 전체 미팅 가능
팬들과 만남 행사에 활용 계획도

◆클럽하우스내의 짧은 이동거리

지난 26일 오후 대구스타디움. 나흘째 폭염이 이어진 이날, 온도계 눈금은 35℃까지 치솟았다. 팀 전술 훈련을 받던 주장 한희훈의 머릿속엔 에어컨 바람 가득한 방안 침대로 가득찼다. 입으론 “버스만 타면 된다”고 되뇌인다. 훈련 종료 후 완전히 녹초가 되어 버스에 올랐지만 마음은 여유롭다. 버스가 클럽하우스 선수용 출입구에 도착하자 한희훈은 즐거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뗐다. 버스에서 내려 20걸음만에 도착한 라커룸. 땀에 찌든 유니폼은 세탁망에 넣어 바로 옆 세탁실로 던져 넣었다. 샤워를 마친 한희훈은 라커룸에서 불과 10걸음 떨어진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는다. 3층에서 내린 한희훈은 28걸음만에 방안으로 들어갔고, 에어컨 버튼을 누른 뒤 침대에 몸을 던졌다. 훈련장에서 침대까지, 불과 100걸음도 채 걷지 않았다.

대구FC는 대구시가 첫 삽을 뜬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시측에 의견을 제시하며 선수단 맞춤형 클럽하우스를 만들어왔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앞서 주장 한희훈의 사례처럼 선수단에 최적화된 동선을 만드는 일이었다.

경기 후나 훈련종료 후, 버스는 클럽하우스 서편 선수단 출입구 바로 앞쪽에 정차하도록 했다. 출입구로부터 라커룸은 불과 3~4m다. 세탁실이 라커룸과 붙어 있어 선수들은 세탁물을 개인 세탁망에 넣고 세탁실에 바로 맡긴 뒤 샤워실에 들어가면 된다. 2~4층 숙소로 가는 동선도 효율적이다. 선수전용 엘리베이터가 라커룸 입구에서 4m 정도 떨어져 있어 선수들은 샤워와 환복을 마친 후 몇 걸음 떼지 않고도 자기 방으로 들어갈 수 있다. 클럽하우스에 도착해 100걸음 내에서 휴식모드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주동일 대구FC 총무팀장은 “가장 큰 장점은 선수 맞춤형 동선이다. 훈련이나 경기가 끝나면 선수들은 체력방전 상태가 되는데, 최적화된 동선으로 클럽하우스에 도착하면서부터 충전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력 향상시킬 다양한 명품시설

경기준비 시설은 웬만한 명문구단 못지않게 꾸며졌다.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클럽하우스 2층에 마련된 웨이트 트레이닝장이다. 대구FC는 팀 전술상 웨이트 트레이닝을 중요시하고 있다. 모든 포지션이 많이 뛰는 전술을 뒷받침할 체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웨이트 트레이닝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남의 집살이를 전전하다보니 웨이트 트레이닝을 제대로 하기 힘들었다.

웨이트 트레이닝 공간 내 치료실은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선수들이 훈련 중에 통증을 느끼면 바로 옆 치료실에서 뭉친 근육을 풀 수 있다. 노현욱 수석 트레이너는 “기존 숙소인 육상진흥센터에서는 웨이트실과 치료시설 등이 분리돼 있어서 트레이닝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힘들었다. 이제는 웨이트실과 치료시설·재활시설이 통합되어 있어 선수들이 보다 빨리 제 컨디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활은 라커룸 내 냉탕시설에서도 이루어진다. 대구FC는 재활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탕 깊이가 선수들의 가슴팍까지 오도록 만들었다. 노 수석 트레이너는 “적당한 수온의 물 속에서 무릎이나 발목에 부담을 주지 않고 근육훈련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피로회복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청각실도 클럽하우스가 자랑하는 공간이다. 계단식 극장형태로 된 이곳에는 64개의 좌석이 마련되어 있어 1~2군 선수단 전체 미팅까지 가능하다. 평지 시청각실의 경우 뒷자리에 앉은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그럴 일이 없어졌다. 시청각실에서는 선수단 미팅과 전력분석 등의 작업이 주로 이뤄지고, 향후에는 팬 미팅 등의 행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동선 최적화는 시청각실에서도 엿볼 수 있다. 전력분석실이 시청각실 상단쪽에 마련되어 있다. 코칭스태프가 전력분석을 마친 직후에 시청각실에서 곧바로 선수미팅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앞쪽 출입구를 통해서는 2층 숙소 선수들이 들어올 수 있고, 뒤편 출입구로는 3층 숙소 선수들이 입장할 수 있도록 했다.

안드레 감독은 “육상진흥센터에서는 전용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전력분석 작업을 식당에서 하기도 했다. 전력분석실이 시청각실에 붙어 있어서 선수들에게 설명하는 일도 편리해졌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내년에는 클럽하우스 내 훈련구장이 완공된다. FIFA 정식 규격에 맞춘 가로 100m, 세로 64m 규모로 조성되고 경기장 못지않은 천연잔디가 깔릴 예정이다.

글=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사진=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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