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日노선 축소 불구 대구공항 활성화 멈춰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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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9-03   |  발행일 2019-09-03 제31면   |  수정 2020-09-08

대구~일본 하늘길이 쪼그라들고 있다. ‘노 저팬’이 본격화되면서 수요가 줄자 항공사들이 노선운항을 중단키로 한 것이다. 추석연휴 예약률도 20~40%대에 머물고 있다. 예년에는 90% 안팎이었다. 다소 과장하면 ‘일본 없는 항공’이 진행되고 있다. 항공권을 5천원까지 떨이판매해 봤지만 아무리 싸도 안간다니 노선 축소가 불가피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하루 이틀에 끝날 것 같지 않다.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운항 중단에 앞장서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삿포로·오키나와·구마모토 노선에 대해 운휴(運休) 조치했다. 16일부터는 후쿠오카 노선도 중단한다. 그렇게 되면 나리타(도쿄), 오사카 노선만 남는다. 6개 노선이 3분의 1로 줄어드는 것이다. 5개 노선을 운항하던 에어부산도 1개 노선만 남겼다. 제주항공만 1개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LCC 3사의 12개 일본 노선이 4개로 급감한 것이다.

앞으로의 상황도 어둡다. 일본 노선은 대구공항 활성화의 일등공신이었다. 비행시간이 짧고 비용이 싼 탓에 지역 대학생과 직장인의 인기를 모았다. LCC 업계도 너도나도 노선을 신·증설했는데, 그게 부메랑되어 돌아오고 있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철회해도 원상 회복될지는 불투명하다. 업계는 일본 노선 재운항 가능성 자체를 희박하게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대구공항 성장세에 찬물을 끼얹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지난해 대구공항 이용객은 400만명을 넘어섰다. 이용객 증가로 시설을 확장해야 할 판이다. 올해는 450만명이란 전망치까지 나왔지만 ‘노 저팬’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대구공항 활성화는 이전될 통합신공항의 위상에도 절대적 영향을 끼치니 우려가 더욱 크다.

대구공항 활성화의 노력은 계속 돼야 한다. 해외로 나가는 아웃바운드 시장이 둔화되면 들어오는 인바운드 역량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 외부 변수에 타격을 덜 받기 위해서도 그렇다. 관광 인프라를 개선하고 여행 상품의 다양화에도 눈 돌려야 한다. 인바운드 역량 강화에 국내 여행사들의 노력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일부 항공권 검색사이트에서 일본인의 올여름 인기 급상승 해외 여행지 상위 5위 중 대구가 1위를 차지한 것은 긍정적 요소다. 동성로·서문시장·김광석길·팔공산은 일본인의 인기 방문지다. 인바운드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업계와 지자체, 정부의 협력이 중요하다. 이러한 노력이 뒷받침되면 이용객이 증가하고, 이용객이 증가하면 노선 증편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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