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탈원전으로 전기료 인상되나

  • 원형래
  • |
  • 입력 2020-01-09 08:01  |  수정 2020-01-09 08:11  |  발행일 2020-01-09 제30면

2020010701000321500012851
원형래기자<경북부/울진>

"탈원전으로 전기요금이 인상되는 건가요?" 울진 신한울 3·4호기 중단과 경주 월성 1호기 조기폐쇄 등으로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과 마주하고 있다. 적자와 부채 해결을 위해서는 결국 전기요금 인상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한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2016년 12조15억원(연결재무제표 기준)에 달하던 영업이익은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시작된 2017년 4조9천532억원으로 급감했고, 2018년엔 6년 만에 적자(2천80억원)로 돌아섰다. 작년 상반기에도 9천285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앞으로 전통시장 할인, 전기자동차 충전 할인, 주택용 절전 할인 등 특례할인 세 가지가 사실상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탈(脫)원전 여파 등으로 지난해 상반기 9천억원 넘는 손실을 기록한 한전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국민안전이 최우선이기에 원전을 계속 사용할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원자력발전은 우리나라 발전비중의 29%(2위)를 차지하는 중요한 전력원이다. 발전단가도 가장 낮아 환경급전이 고려되지 않은 우리나라 급전순위에서 가장 최우선으로 가동되는 발전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원전은 위험성을 안고 있다. 8년 전 일본에서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보면 방사능 누출로 인해 사고지역이 아직도 회복되지 못하고 '무인지대'로 남겨져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로 안전하게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그러나 사용 후 핵연료를 관리·보관할 고준위방폐장도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원전을 계속해서 늘리는 것은 '화장실 없는 아파트'를 짓는 것과 다름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가 탈원전을 추진하는 이유는 원전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에너지원이라는 것과 원전을 태양광·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원전을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그 이유는 300만 가구를 위한 발전량을 얻기 위해 원전은 축구장만 한 부지가 필요한데 태양광은 478배, 풍력은 625배의 땅이 필요하다. 이런 땅이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더 이상 정부가 공약 운운하면서 신재생에너지만 계속 고집할 일이 아니다. 세계 각국에서 원전이 각광받는 것은 현존하는 발전원 중 에너지효율이 가장 높고 가장 경제적이면서 온실가스·미세먼지 등 각종 오염물질 배출이 없는 유일한 발전원이기 때문이다.원형래기자<경북부/울진>

기자 이미지

원형래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