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대구 17세 고교생 코로나 19 검사 열세번...왜그렇게 많이 했나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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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20 16:23  |  수정 2020-03-21 07:30  |  발행일 2020-03-21 제2면
폐렴이 의심되는데도 검사 결과가 음성일 경우 여러 차례 재검사
12번 검사와 달리 마지막 13번째 검사 유전자에서 '양성 반응'
질본은 최종적으로 음성 판정 내리면서 검사 신뢰도 금이 가
"검사실 오염 또는 기술오류"지적...영남대병원에 검사중단 명령

지난 18일 사망한 A군(17)이 영남대병원에서 무려 13번의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3일 영남대병원에 입원한 A군은 사망하기 전까지 진행된 12차례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왔지만, 18일 재차 진행한 13번째 검사 결과 객담(가래)과 소변 일부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기저질환이 없던 청소년이 급작스레 사망해 코로나19 감염여부에 관심이 쏠리자 방역당국은 19일 질병관리본부와 2개 병원에 검체를 보내 교차 분석했고, 최종 음성으로 확정했다. 


문제는 그간 영남대병원에서 진단검사를 받은 시민들이 '혹시 결과가 잘못됐던 건 아닐까'라고 걱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10여차례에 걸친 재검사 끝에 '일부 양성'이라는 결과가 나왔고, 질본에서는 최종적으로 음성 판정을 내리면서 검사 신뢰도에 금이 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남대병원은 그간 병원에서 실시한 5천여 번의 검사를 신뢰해도 좋다고 자신해왔다. 그럼에도 불구 A군이 13번에 달하는 재검사를 진행한 것은 폐렴 징후가 뚜렷하게 나타났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영남대병원 뿐만 아니라 모든 검사기관에서, 폐렴 증상을 보이거나 엑스레이(X-ray) 사진상 폐렴이 의심되는데도 검사 결과가 음성일 경우 여러 차례 재검사를 실시한다는 것. 


바이러스 잠복기가 있어 검출되는 시점에서 사람마다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확진을 하기 위해서는 검출을 목표로 하는 유전자 2개에서 동시에 바이러스가 검출돼야 한다. A군의 경우 앞선 12번의 검사와 달리 마지막 13번째 소변 검체에서 2개 중 하나의 유전자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미결정'상태로 남아있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영남대병원이 내놓았던 '일부 양성'이라는 결과에 대해 "해당 병원 검사실 오염 또는 기술 오류"라고 지적하면서 영남대병원 측에 코로나19 진단 검사 중단 명령을 내린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는 20일 오후 영남대병원을 상대로 검사실 오염 여부와 기술 오류 가능성을 직접 조사했다.


이에 대해 영남대병원은 "자체적으로 음성과 양성을 판단하기 모호한 결과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질본 측에 문의했다"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검사실 폐쇄 결정은 앞으로 검사에서 불확실한 값이 나와도 질본에 묻지 말라는 말"라며 "검사실이 오염된 상태였거나 기술적 오류가 있었다면 앞선 검사 전부 양성 반응을 보였을텐데 그렇지 않다. 당국의 무책임한 결정에 의료진과 시민들만 피해를 보는 중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 코로나19 검사법은 'rRT-PCR'검사다. 여기서 PCR은 필요한 유전정보인 DNA를 복제해 수치를 증폭시켜, 검사하고자 하는 DNA 존재를 확인하기 용이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또 RT는 RNA로 이루어진 코로나바이러스를 증폭 가능한 DNA로 바꿔주는 과정을 추가한 것이다. 이때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달라붙는 형광물질을 추가해 바이러스 증폭을 추적하도록 만든 방식이 바로 '실시간 유전자증폭 검사'다. 이 진단시약을 첨가한 바이러스를 증폭시키면 초기 바이러스 양이 많을수록 형광 물질의 양도 빨리 증가한다. 따라서 감염확진을 내릴 수 있는 형광물질 값을 정하고, 몇 번의 증폭에서 이 값을 넘기는지 판단하는 것이 역치 사이클(Ct; Cycle Threshold)이다.


독일의 한 코로나19 진단시약 업체는 코로나19의 경우 31번의 사이클을 기준으로 이보다 빠르게 역치에 도달하면 양성으로 판단할 것을 권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진단시약이나 매검사마다 발생하는 오차범위를 고려해 35회를 기준으로 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우리나라 검사 민감도는 95% 이상으로, 실제 결과는 양성인데 음성으로 나타나는 '위음성(False Negative)'이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최시웅 수습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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