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이호섭, 연좌제로 판사 꿈 포기…윤희상··설운도·문희옥 등 저작권협회 900곡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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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2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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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1TV ‘아침마당’방송 캡처
작곡가 이호섭이 연좌제로 판사의 꿈을 포기해야 했던 사연을 털어놨다.

24일 방송된 KBS1TV ‘아침마당’의 코너 ‘화요초대석’에는 작곡가 이호섭이 출연했다.

이날 이호섭은 “3살 때 큰어머니에게 입양됐다. 큰어머니는 저를 판사시키려고 공부하라고 했다. 담임선생님께서 호섭이는 공부를 잘하니 도시로 보내자고 하셨다”며 공부에 뜻을 뒀던 과거를 밝혔다.

그는 “고시공부를 하던 중 숙부님으로부터 우리 집안 내력이 연좌제가 걸리니까 고시 공부를 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그의 부친은 글을 일찍 배운 후 좌익활동을 했다. 해방 이후 좌익 활동을 한 사람들에게 자수의 기회를 준 정부의 지시에 따라 당시 결혼 후 가족을 꾸렸던 부친은 결국 자수했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경상남도 의령군에서 총살을 당하게 됐고 이에 이호섭은 "알고 보니 저는 태어날 때부터 법정 무능력자였다. 어머니를 빚쟁이로부터 보호도 못하고 공무원 시험도 못 본다. 노동이나 장사 같은 개인적인 일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호섭은 ‘살아서 뭐하냐’는 생각에 낙동강에 몸을 던지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그때 이호섭은 “큰 어머니를 떠올리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누군가 바늘 뭉치로 나를 찌르더라. 하늘에서 내리는 비였다. 죽을 수 있는 용기로 산다면 내가 해낼 수 없는 일이 뭐가 있을까 싶었다. 그 순간부터 제 얼굴에 수심이나 걱정, 원망이 사라지고 웃음으며 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호섭은 기타리스트 안치행을 은인으로 꼽았다. 이호섭은 "무명이었던 저를 구해주셨던 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호섭은 "무명시절, 제가 작곡한 곡을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안치행 선생님이 한 여자 아이의 노래 실력을 봐달라고 하더라. 그 사람이 바로 문희옥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호섭은 "문희옥의 히트 이후 가수들이 제 집 앞에 몰려들었다. 안치행 선생님은 제가 작곡가로서 활동할 수 있게 발판을 만들어주신 분"이라고 안치행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또한 이호섭은 “지금까지 저작권협회에 등록된 게 900곡 정도 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MC 이정민은 “조금 더 기다리면 이호섭 작곡가 곡으로 도전 1000곡 가능하겠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1959년 생으로 올해 나이 62세인 작곡가 이호섭은 가수 문희옥의 ‘천방지축’, 박남정의 ‘사랑의 불시착’을 작사했으며 김연자의 ‘10분내로’, 윤희상의 ‘텍사스 룸바’, 설운도의 ‘다함께 차차차’, 주현미의 ‘추억으로 가는 당신’, ‘잠깐만’, ‘짝사랑’ 등 수 많은 명곡을 작곡했다.
인터넷뉴스부 ynnew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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