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DT증후군 증상과 예방법... '온라인 개학' 후유증…아이들 '거북목' 주의해야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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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19 07:53  |  수정 2020-05-19 08:25  |  발행일 2020-05-19 제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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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난 2월18일 이후 외출이 크게 줄면서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도 늘어나게 됐다. 거기에다 지난 4월9일부터 20일까지 차례로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초·중·고등학생들이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더 늘어나게 됐다.

온라인 개학 이전에는 스마트폰 자체를 못하게 막기도 했지만, 이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수업인 탓에 막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수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후에도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등을 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청소년의 목과 허리에 이상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적지 않은 시간을 PC나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강의를 봐야 하는 탓에 PC 사용을 많이 하는 직장인에게 나타나는 VDT증후군이 아이들에게까지 나타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VDT증후군(Visual Display Terminal Syndrome)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모니터와 같은 영상 기기를 오랫동안 사용해 생기는 눈의 피로, 어깨·목 통증, 기타 근골격계 증상 등을 통칭하는 용어다. 거북목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 등이 모두 VDT증후군의 증상에 포함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학부모 김모씨는 "온라인 개학이라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을 더 오래 보게 되는 상황이 한 달가량 이어지다 보니 아이들이 목이나 허리에 무리가 생기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라며 "예전 같으면 밖으로 나가서 운동이라도 하고 오라고 하겠지만, 집 밖에 나가는 것이 여전히 부담스럽다 보니 걱정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스마트폰 사용 급증
목과 어깨 통증·팔저림 유발
집중력 떨어지고 성장도 방해
심하면 목디스크 이어질 수도

목 긴장 풀고 올바른 자세 유지
꾸준한 스트레칭·근력 유지해야
면역력 키우고 체중관리 중요


◆길어지는 온라인 수업, 늘어나는 목과 허리 부담

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거북목증후군으로 진료받은 10대 환자는 지난해 11만6천900여명으로 2018년(10만8천600여명)에 비해 7% 이상 증가했다. 이렇게 거북목증후군을 호소하는 10대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온라인 수업까지 길어지다 보니 증상을 호소하는 청소년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거북목증후군은 목과 어깨 통증, 두통, 팔 저림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이런 증상은 학생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학교 공부는 물론 성장에도 방해가 된다. 심할 경우 목 디스크로 이어질 수도 있다.

허리디스크도 주로 40~50대 중장년층에게 많이 나타나지만, 최근 들어서는 앉아있는 시간이 긴 직장인과 취업준비생, 학생 등 20~30대에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오랜 시간 바르지 않은 자세로 앉아 있을 경우 허리에 무리가 가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허리통증이 더 심해지고, 질환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나갈 수 없으면 집 안에서라도 하자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하고 집 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성인도 장기간 신체 활동량이 줄면 근력이 감소하고 유연성이 떨어지게 되는데 노약자는 보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학교를 가지 못해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도 목의 긴장을 풀어주고 몸의 좌우 균형을 돕는 올바른 자세와 생활습관으로 척추 건강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했다.

우리들병원에 따르면, 목과 허리에 문제가 생기면 우선 거동이 불편해 활동량이 더욱 줄어든다. 이는 다시 근육과 인대를 약화시키고 허리가 더 안 좋아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므로 꾸준한 스트레칭과 함께 근력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활동량이 줄어 체중이 늘어나게 되면 몸이 무거워지고 척추 디스크에 걸리는 부담이 커져 요통이 발생하기 쉽다. 척추 관절과 무릎 관절 등은 체중에 따른 하중을 견디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도 하는데 몸무게가 늘어나면 그만큼 충격도 커지게 된다.

대구 우리들병원 박찬홍 병원장은 "복부비만의 경우 특히 위험하다. 배가 많이 나오게 되면 허리가 휘어지게 되고 척추에 무리가 온다. 이런 상태로 장기적인 부담을 받은 허리 근육은 더욱 약해지고 뼈나 디스크 등에도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면역력을 키우고 체중을 관리할 수 있는 올바른 식단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집 밖을 나가는 시간이 줄어들면 자연히 햇빛비타민(Sunshine Vitamin)인 비타민D가 부족해진다. 비타민D는 뼈의 주요 구성 성분을 이루는 칼슘과 인의 흡수를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음식 섭취를 통해 신경을 써 주는 게 좋다. 뼈를 약하게 만드는 커피 등을 멀리하고 연어, 간, 계란, 참치 등의 음식을 챙겨 먹고, 필요하면 비타민D로 보충을 해도 된다. 또한 칼슘 배설을 증가시키는 짠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성인은 하루 1천㎎, 50세 이상의 성인은 하루 1천200㎎의 칼슘 섭취가 필요하다. 칼로리가 거의 없이 체내 지방을 분해시킬 수 있는 해조류도 많이 먹도록 한다. 두부나 우유, 치즈, 뼈째 먹는 생선, 된장, 청국장, 목이버섯, 다시마, 미역 등을 골고루 섭취하는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도록 한다.

박찬홍 병원장은 "평소의 잘못된 습관이 쌓이고 쌓여서 디스크가 약해지고 주변의 퇴행성 변화를 일으켜 만성적인 척추질환을 만든다. 특히 목은 다친 적도 없고 아무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도 쉽게 강직을 일으킬 수 있다"며 "우리 몸의 근력이 줄면 척추를 지탱하는 힘이 약해지고 골절과 같은 외상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집 밖에서 운동을 하기 어려운 때일수록 매일 30분 정도 집 안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을 권장한다. 스트레칭은 굳은 몸의 긴장을 풀고 근육을 강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척추와 관절의 근육, 인대를 유연하게 해 주면 갑작스러운 충격에도 어느 정도 손상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스트레칭을 하면서 허리나 다리에 긴장감이 오고 통증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운동은 통증이 없는 범위 내에서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대구 우리들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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