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권 변호사의 부동산 읽기] 임차인의 관리 잘못으로 불이나 이웃점포가 피해 입었다면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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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03   |  발행일 2020-06-03 제16면   |  수정 2020-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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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임차인이 전기배선을 잘못 관리하여 불이나 인근 점포에까지 불이 번져 피해를 줬다면 불이 나게 한 임차인에게 인근 점포의 피해 70%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판례가 나왔다.

경기도 파주에서 상가건물 1층을 임대하여 가방·잡화 소매업을 하던 A씨의 가게에서 난 불이 번져 인근 샌드위치 패널 구조의 가설건물까지 태웠는데, 그 가설건물에는 B씨가 신발도소매업을 하고 있었다.

피해자인 B씨의 보험사인 C사는 B씨에게 보험금 8천400여만 원을 지급한 후 불을 낸 A씨와 A씨 보험사인 D사를 상대로 연대하여 구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은 A씨의 전기배선 관리 잘못으로 화재가 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A씨와 보험사인 D사에게 실제 피해액의 70%에 상당하는 1천800여만원을 연대하여 지급하라고 판결했다.(2018가단5115910 판결)

판결 이유를 보면, 우선 민법이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공작물점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점유자가 손해의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해태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소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는 점을 법적근거로 들었다.(758조 1항)

그리고 "파주 경찰서·소방서의 화재사고 조사 결과, B씨의 점포 내부에서 화재 원인이 작용했을 만한 것이 보이지 않고, A씨 점포의 창문 상단에 함석판이 설치돼 있는데 이 함석판 양 끝단에 전선이 통과하는 3개 지점에서 합선 흔적이 발견되고 그 외 부위의 전기배선과 연소 잔해에는 화재원인으로 작용했을 만한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으므로, A씨는 점포 점유자로서 건물 외부 전기 배선을 설치할 때 보호관을 함께 설치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하지 않아 함석판과의 마찰로 피복이 벗겨진 전기배선 부분이 빗물 등에 노출돼 화재가 발생했다고 봄이 상당하다"라고 판결이유를 밝혔다.

다만 "B씨 점포와 A씨 점포 사이의 이격거리가 짧은 점과 B씨의 점포가 패널 구조로 이뤄져 화재 확산이 용이했던 점 등을 고려해 A씨 측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불을 낸 임차인은 임차점포의 임대인에게도 피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화재원인이 불명이면 어떻게 될까.

2017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임대인이 임차인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화재가 발생한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임차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보았다.(2012다86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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