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식의 산] 팔공산 노적봉 891m(대구 동구·경북 경산)

  • 유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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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03   |  발행일 2020-07-03 제36면   |  수정 2020-07-03
산객 드문 산행길, 닮은꼴 바위 보는 재미도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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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식을 쌓은 듯 보인다고 붙여진 노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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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장을 닮은 바위 인봉 위의 소나무 한그루.

주말이 가까워지면 산에 같이 가자는 연락이 많은데 근래에는 딱 끊겼다. 휴일이면 대구를 빠져나가는 주요 길목마다 늘어서던 대형버스 행렬은 찾아보기 어렵고, 조금 안정화되는가 싶던 코로나가 다시 확산되는 양상이라 사회적 거리두기로 단체 산행은 아직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몇몇이 소규모로 산에 가더라도 산객들이 몰리지 않는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대상지로 꼽는다. 근교 산행만 몇 달째 이어가던 중에 가까우면서도 대중교통으로도 가능한 코스를 찾아 집을 나선다. 팔공산 북지장사를 중심으로 팔공산 주 능선에 있는 노적봉을 한 바퀴 돌아 내려오는 코스다. 북지장사 입구 방짜유기박물관에서 도로를 따라 도장마을 도장골로 들어선다.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나는 좁은 길을 따라 오르면 아름드리 소나무가 빼곡하게 자라는 숲 사이를 가로질러 찻길이 나 있다. 햇빛이라고는 바늘처럼 가는 빛줄기만 겨우 내려앉는 솔숲이다. 소나무 숲을 지나면 오른쪽에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갈림길을 만난다. 여기서 정면으로 찻길을 따라 오르면 북지장사로 바로 오르는 길이고, 오른쪽은 북지장사를 왼쪽에 두고 노적봉을 오르는 능선 길목이다. 산불감시초소 앞에 이정표가 여럿 서 있는데, 팔공산자연공원에서 세운 '팔공산 둘레길 바람고개' '작은중마을 0.8㎞', 대구 트레킹연맹에서 세운 화살표 방향인 오른쪽 길을 잡는다. 계곡을 건너 100m 거리에 '북지장사 1.03㎞'로 적은 이정표를 따라 능선을 따른다. 힘들지 않은 완만한 오름길을 오르다 보면 벤치를 놓아둔 곳도 있고, 고도를 높이면서 조망이 좋은 바위도 여러 곳 만나며 쉬어갈 곳이 많다.

아름드리 소나무 빼곡하게 난 솔밭길
북지장사 1.03㎞ 이정표 따라간 능선
바람결에 어렴풋이 들려오는 목탁소리
쌓아놓은 곡식처럼 보이는 노적가리봉
인장모양 닮아 이름 지은 봉우리 인봉
사방 탁트여 팔공산 전체 한눈에 조망
산으로 둘러친 요새 같은 아담한 절집


북지장사가 왼쪽 아래에 보이는 전망바위를 지나 헬기장을 만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팔공산자연공원 갓바위지구에서 올라오는 능선과 만나게 된다. 여기서 오른쪽 갈림길 두어 곳을 지나는데 모두 갓바위지구에서 올라와 만나게 되는 길이다.

어디서 따닥따닥 소리가 나는 쪽으로 살피니 정수리에 빨간 깃털을 한 큰오색딱따구리가 나무를 쪼아 먹이를 찾는 중이다. 주변 어딘가에 둥지가 있을 테고, 한창 육추기이니 둥지에는 어미를 닮은 새끼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겠지. 길섶에 파놓은 오소리 굴을 만나면 큰소리를 내면 툭 튀어나오지는 않을까. 야생화를 만나도, 곤충을 만나도 나름의 상상력으로 숲에 든 모든 것에 동화되어 같이 호흡하는 그 자체 만으로도 산을 찾는 이유겠다. 헬기장을 한 번 더 만나고부터는 경사가 조금 가팔라지는데 그렇게 힘든 구간은 아니다. 한번 오르막을 치고 오르니 다시 완만한 능선길인데 관봉에서 이어지는 팔공산 주 능선 위에 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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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길에 바라본 팔공산 주 능선.

바람결에 목탁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오는 삼거리에 서니 이정표가 하나 서 있다. '관봉 0.6㎞, 동봉 6.7㎞' 등산로는 600m이지만 직선거리는 300m 남짓인 지척에 팔공산 석조여래좌상이 있는 관봉이다.

이어나갈 방향은 동봉 방향으로 주 능선을 따르면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농바위라 부르는 바위를 왼쪽에 두고 지나게 된다. 오래전에 이곳을 지나며 우연히 보았던 고란초가 기억이 나서 살펴보았더니 개체 수는 줄어든 것 같은데 여전히 그늘진 바위벽에 붙어 자라고 있다.

농바위를 지나 능선을 왼쪽으로 한번 돌아 나가면 계단을 내려서기 전에 전망바위가 있다. 정면으로 노적봉이 바라보이고, 남쪽으로는 대구 시가지와 앞산, 비슬산 일대가 눈에 들어온다. 북쪽은 팔공산 정상부 일부와 오른쪽 조림산, 화산, 보현산 일대가 조망되는 곳이다.

산 아래에서 보면 볏짚이나 곡식을 수북이 쌓은 것처럼 보인다고 하여 노적가리봉이라 부르던 노적봉을 오르려면 계단을 내려서서 능선 왼쪽으로 돌아난 길을 따르면 된다.

노적봉 바위 아래 30m 전방에서 하산하게 될 갈림길을 따라 인봉방향으로 가면 되지만 노적봉을 올라보기로 한다. 바위틈을 이리저리 비집고 15m쯤 오르면 노적봉 정상인데 오석에 노적봉이라 새긴 표석이 세워져 있고, 장마 기간이라 젖은 바위를 오르는 것을 권하지는 못하지만 팔공산 전체가 조망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방 막힘이 없다.

갈림길까지 되돌아 내려와 노적봉을 오른쪽에 두고 능선으로 돌아나간다. 오전에 올랐던 능선을 왼쪽에 두고 마주 보며 걷게 된다. 오른쪽 아래에 팔공산컨트리클럽 골프장이 내려다보이는데 가끔 '탱, 탱' 소리가 들려와 일행들은 그 소리에 맞춰 "굿 샷, 나이스 샷"하며 보조를 맞춘다. 내려다보이는 골프장에도 몇 팀만 보일 뿐 한산하다. 오전에 올랐던 길과 다르게 바윗길이 여러 번 반복된다. 능선에서 대부분 왼쪽으로 돌아내려가도록 길이 나 있고 중간 지점에 '팔공산 올레길' 이정표도 만나지만 능선만 따르면 인봉까지는 길이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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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한 절집 북지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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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지장사 입구 솔밭 길.

팔공산 등산로는 대부분 대구 방향인 남쪽에 많고, 대표적으로 많이 찾는 코스는 동화사지구, 갓바위지구로 꼽고 그쪽으로 산객이 몰린다. 이 코스를 따라 하산 중에 만난 사람은 한 손에 꼽을 정도다. 인봉이 바로 내려다보이는 전망바위에서 내려서는 길에 계단과 난간을 설치해둔 구간을 지난다. 다 돌아내려오면 왼쪽으로 갈림길이 하나 보이는데 북지장사 계곡으로 바로 내려가는 길이다. 그 외에도 가을철에 송이버섯 채취를 위해 난 오솔길이 많은데 무시하고 능선만 따라 안부를 건너면 헬기장 같이 넓은 공터를 지나 인봉으로 오르는 길이 이어진다. 바위의 생김이 인장(印章)을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의 봉우리인데 앞선 노적봉과 마찬가지로 바위틈을 비집고 올라가야 하는 봉우리다. 인봉에도 아담한 크기의 표석이 있고, 바위틈에서 자라난 소나무 한그루가 인상적이다. 인봉은 팔공산의 남쪽이 한눈에 들어오는 명당 중의 명당이다. 인봉 바로 아래 북지장사 이정표를 따라 내려가는 길은 좌우로 솔밭사이로 난 길이다. 가을철에는 금줄을 쳐서 솔밭에 못 들어가게 막아두지만 금줄 너머로도 그윽한 솔 향을 맡을 수가 있으니 가벼운 산행지로는 일품인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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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식 대구시산악연맹 이사·대구등산아카데미 강사

북지장사 앞 주차장으로 내려서게 되는데 사방이 산으로 둘러친 요새 같은 절집이다. 용호문을 들어서면 정면에 석조지장보살좌상이 모셔진 지장전이 있고, 오른쪽으로 삼층탑을 배치한 대웅전이 가람의 중심이고 주변에 요사채와 부속건물들이 터를 잡은 아담한 사찰이다. 시멘트 포장길인 찻길을 따라 걸으면 오전에 올랐던 솔밭을 지나 방짜유기박물관까지는 20분 남짓 소요된다. 팔공산의 등산코스가 맞나 싶을 정도로 호젓한 산행을 즐기고도 해는 아직 중천이다.

대구시산악연맹 이사·대구등산아카데미 강사 apeloil@hanmail.net


☞ 산행길잡이

방짜유기박물관 -(15분)- 산불감시초소 -(60분)- 갓바위 능선길 -(1시간20분)- 관봉 갈림길 -(15분)- 노적봉 -(60분)- 인봉 -(20분)- 북지장사 -(25분)- 방짜유기박물관

팔공산을 찾는 산객들은 대부분 동화사지구, 갓바위지구, 가산산성지구 등으로 몰리지만 북지장사를 중심으로 하는 코스는 한적하리만큼 찾는 이가 없어 하루 산행에도 만난 산객은 손에 꼽을 정도다. 체력에 맞춰 북지장사까지 도로를 따라 올랐다가 인봉만 왕복해도 되고 코스 선택이 다양해 좋다.

소개한 코스를 한 바퀴 돌아 내려오면 약 9.3㎞로 4시간 30분~ 5시간 정도 소요된다.

☞ 교통

팔공산IC에서 파군재삼거리를 지나 백안삼거리까지 간 다음 좌회전으로 약 1.3㎞를 가다 오른쪽에 북지장사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하면 바로 방짜유기박물관이 나온다.

대중교통은 대구에서 팔공산 방향의 급행 1번, 팔공 1번 버스를 타고 방짜유기박물관 입구에서 내리면 된다.

☞ 내비게이션: 대구시 동구 도장길 29(방짜유기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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