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회지도층 솔선수범 없는 부동산 정책, 백약이 무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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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06   |  발행일 2020-07-06 제27면   |  수정 2020-07-06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다주택 공직자가 다시 입길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불러 긴급보고를 들었다. 이날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달 중으로 비서관급 이상 참모들에게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은 처분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지난 연말에 이어 두 번째 권고다. 하지만 청와대 참모진을 포함한 다주택 보유 고위공직자 중 집을 판 사람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 놀라운 것은 지시를 내린 노 실장도 아직 2채를 가지고 있다. 이들이 다주택을 움켜쥐고 있는데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시장에 먹혀들 리 없다.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조차 "이 정부 고위공직자 중 다주택자가 많아 충격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악화한 여론을 의식한 듯 여당은 사과했다. 야권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미래통합당은 청와대가 다주택 참모의 주택처분을 권고한데 대해 근본문제를 해결치 않는 보여주기식 미봉책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야권도 이 문제와 관련해 자유로울 수 없다. 21대 국회의원 주택보유 현황에 따르면 통합당도 2채 이상 다주택자가 41명이나 된다. 더불어민주당 43명과 별 차이가 없다. 야야 할 것 없이 솔선수범하지 않는 이율배반적 행태는 국민의 분노를 일으킬 뿐이다. 3선 이상 다선 국회의원들이 10년 이상 재임기간에 재산을 평균 18억원 넘게 불렸다고 밝힌 한 자료에서도 국회의원의 부동산 가치는 일반가구보다 4배나 뛴 것으로 나타났다.

고삐 풀린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정부는 벌써 22번째 대책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고위공직자가 다주택을 고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집만큼 재산을 불리기에 좋은 게 없고 아무리 부동산 정책을 내놔도 약발이 먹히지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책의 관건은 일관성과 신뢰다. 정책이 우왕좌왕하고 공직자부터 다주택을 처분하지 않는데 부동산 대책이 성공할 리 있는가. 국민의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 공직자를 비롯한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이 절실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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