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다시 폭발한 날, 의사들은 총파업·장외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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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15   |  발행일 2020-08-15 제23면   |  수정 2020-08-15

대한의사협회가 끝내 14일 집단휴진했다. 이날 하루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의 30% 조금 넘게 파업에 참여했다. 다행히 큰 혼란은 없었다. 그러나 국민 건강과 생명을 책임진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국민 시선은 싸늘하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반대'란 명분 또한 수긍하기 힘들다는 게 국민의 보편적 생각이다. 마침 이날 지역감염 확산에 따라 4개월 반 만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명대를 기록했다. 의료 파업과 코로나 확산 소식이 겹쳐 국민 우려를 키웠다. 일부 지역이긴 하지만 이 역병(疫病) 확산의 시기에 의사들이 장외집회까지 한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 의료진은 K방역으로 전 세계의 찬사를 받아오지 않았는가. 2차, 3차 파업은 접어두고 정부와 의료계가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모범을 보이기를 기대한다.

의협이 주도하는 대규모 집단휴진은 2000년(의약분업 사태), 2014년(원격의료 반대)에 이어 2000년대 들어 세 번째다. 지난 7일에는 전공의들의 집단휴진이 있었다. 어제 파업으로 동네병원 10곳 중 3곳꼴로 문을 닫아 병원이용 시 대기시간이 길어지거나 먼 곳의 병원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 업무 종사자는 휴진에 참여하지 않고, 병원급 의료기관 중에서도 휴진 신고를 한 곳이 없어 응급환자나 중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니 불행 중 다행이다.

의협의 요구사항은 명분이 약하거나 충분히 대화로 풀 수 있는 사안이다. 의협이 반대하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추진 등에 대해 기꺼이 논의할 수 있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다. 의협이 제안한 협의체도 수용한다지 않나. 의협이 제기한 지역과 필수 부문의 의사 배치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정책들은 대화로 못 풀 하등의 이유 없다. 일일이 적시하지 않아도, 의협의 주장을 부정하는 통계와 의료현장의 사례는 차고 넘친다. 특히 의료계 파업은 환자 희생을 담보로 한 극단적인 의사 표현이었다. '의협이 전문가 단체에서 일탈해 이익집단화, 정치 집단화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가 기우(杞憂)에 그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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