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호성의 사주 사랑(舍廊)]- 사주사랑 생년간지로 보는 구궁궁합법

    • 김기오
    • |
    • 입력 202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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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녀가 혼인하기 전에 보는 혼인생활의 길흉을 알아보는 궁합법은 언제부터 생겼을까? 한중수의 책 ‘사랑의 남녀궁합’을 보면 그 시기는 정확치 않으나 중국 한나라 때부터 궁합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중국에는 흉노족이 막강한 세력을 형성하여 늘 한나라를 위협하였다. 흉노족 괴수는 급기야 한나라의 공주를 아내로 삼겠으니 달라고 협박하였다. 한나라의 왕은 난처하였다.

    흉노족 괴수의 청혼을 거절하면 금시라도 침략해 들어올 것 같고, 그렇다고 금지옥엽 딸을 흉포한 오랑캐에게 시집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그리하여 한나라 왕은 신하들과 대책을 논의하던 끝에 한 가지 묘책을 찾아냈다. 그것이 바로 ‘궁합’이었다. 한나라는 부랴부랴 궁합법을 만들어 흉노에게 제시하면서 궁합 내용을 설명했다.

    “공주를 주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궁합법을 보니 공주가 젊어서 과부가 될 형상이니 어쩌면 좋겠소?”
    광포하기는 하지만 단순한 흉노족은 이 말을 듣자 덜컥 겁이 났다. 한나라 공주가 과부가 된다면 그 남편이 될 사람은 필연적으로 젊어서 죽고 말 것이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흉포한 흉노족이라 할지라도 죽는 일은 두려웠다. 그리하여 흉노족 괴수는 한나라 공주를 아내로 삼는 일을 포기하였고, 한나라의 왕은 궁합법 덕분에 흉노의 청혼을 물리치게 되었다. 이때 만들어진 궁합법이 구궁궁합법(九宮宮合法)이라고 한다.

    이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야기도 전해진다. 한나라 고조 때 북방 유목민인 흉노가 침입해오자 왕실의 여자를 흉노에 시집보내는 등의 조건으로 흉노와 화친조약을 맺었다. 이런 폐단은 당나라 때까지 계속되었다. 이에 여재(呂才)가 흉노의 청혼을 거절하는 핑계로 삼으려고 구궁궁합법과 합혼개폐법(合婚開閉法) 등의 궁합법을 비로소 만들어 시행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구궁궁합법을 여재궁합법이라고도 한다.

    유래가 어떠하든 구궁궁합법은 남녀가 출생한 해의 간지로 보는 궁합법이며 보는 법식이 어렵다.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무슨 무슨 해에 태어난 남자와 무슨 무슨 해에 태어난 여자의 만남이 생기(生氣)·복덕(福德)·천의(天宜)에 해당하면 대길한 궁합으로 부부 사랑이 지극하고 부귀를 누린다고 본다. 유혼(遊魂)·정체(絶體)·귀혼(歸婚)에 해당하면 길흉이 반반인 궁합으로서 결혼 후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다고 본다. 반면 화해(禍害)·절명(絶命)에 해당하면 대흉의 궁합으로서 부부 불화, 빈궁, 실패를 겪고 자녀를 두지 못하거나 두더라도 불효자 혹은 바보 자식을 두게 되며 부부가 생별 혹은 사별하기도 한다고 본다.

    인생을 논하는 명리학의 관점으로 보면 구궁궁합법은 타당성과 합리성을 갖추지 못한 고법에 불과하다. 명리학은 음양오행의 조화와 불균형을 따지고, 오행의 상생과 상극과 비화를 따져서 인생을 논한다. 이 논리는 합리성을 갖추고 있으므로 1천 년 넘게 맥을 이어오고 있으며, 인생사에 적용했을 때 합당하므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와 달리 구궁궁합법은 음양의 원리, 오행의 원리에 맞지 않으므로 용도 폐기돼야 할 구법이다.

    생년의 간지(연주)만 따져서 보는 궁합은 너무 단편적이다. 운명 코드는 연주, 월주, 일주, 시주에 널리 분포돼 있고 상호작용을 하면서 천변만화한다. 남녀의 사주에 내장된 복분과 그 변화를 일일이 다 살피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미래의 동향도 살핀 다음에, 두 사람의 결혼이 합당한지 부당한지를 따져야 한다. 이게 올바른 궁합이다. 그런데 구궁궁합법은 사주 중 하나인 연주만 따지는 궁합법으로서 코끼리 다리 만지기에 지나지 않으니 올바른 궁합법이 아니다.

     

    ■우호성<△언론인(전 경향신문 영남본부장)△소설가△명리가(아이러브사주www.ilovesajoo.com 운영. 사주칼럼집 ‘명리로 풀다’출간)△전화: 010-380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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