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재무설계 왜, 어떻게 하나 ] <상> 은퇴 전 부채는 가급적 모두 상환을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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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08 16:52  |  수정 202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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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살 위험에 대비하셨습니까?"
이제 흔히 듣는 말이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오래 사는 것은 이제 미덕이 아니라는 뜻이다. 물론 노후 준비는 돈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몸은 물론 정신도 건강해야 하며, 취미와 봉사활동 그리고 학습 등을 통해 삶의 재미를 준비하는 것이다. 또 인간관계와 인생관이 건전하고 풍부해야 진정 행복한 노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다양함을 바탕으로 돈을 중심으로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재무설계'다.

◆재테크와 재무설계는 다르다
개인이 가진 돈은 상대적으로 유한한 반면, 써야 할 곳은 상대적으로 무한한 상황이다. 그 불일치를 사람들은 보통 돈을 더 버는 것으로 해결하려 한다. 재테크는 바로 이런 사고방식에 뿌리를 둔 관점이다. 당연히 상품의 이점을 중심으로 보게 되고 수익률로 결과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재무설계 관점에서는 수익률을 따지기 전에 돈 쓸 용도가 자신의 처지와 욕구에 맞는 지를 점검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각자 다른 처지와 욕구에 맞는 목표를 정함으로써 돈에 끌려가지도 않고 무리하지도 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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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관점의 노후는 필요자금과 준비자금으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필요자금을 계산할 때 필요한 요소는 노후기간, 생활비, 물가상승률 세 가지다. 또 준비자금 측면에서는 준비기간, 투자금액, 투자수익률 세 가지다. 이것을 나타내는 공식은 S=a(1+r)ⁿ이고, 그것은 <표1>과 같다.
 

 

개인 입장에서 보면 필요자금은 적을수록 좋고 준비자금은 많을수록 좋다. 필요자금을 적게 하려면 노후기간과 생활비는 적게 하고 물가는 적게 올라야 한다. 노후기간을 적게 하는 방법은 은퇴를 늦게 하는 것이다. 현재 버는 소득보다는 적게 벌더라도 일정소득을 얻는다는 것은 적은 자산으로도 노후를 대비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는 단지 돈 측면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고 삶의 활기를 위해서 필요한 일이다. 누구나 여유로운 생활비를 원하지만, 그러려면 다른 것들을 희생해야 한다. 더 바람직한 것은 자신의 처지와 욕구에 맞으면서도 비용이 적게 드는 생활방식을 익히는 것이다. 돈이 적게 드는 취미생활로 삶을 즐기거나 봉사활동으로 보람을 느끼는 것은 아주 유용한 방식이다.
 

일찍부터 노후설계를 하고 저축이나 투자를 한다면 부담은 적어진다. 늘어난 노후기간과 증가하는 조세부담을 생각한다면 이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노후대비를 해야 한다.
투자금액의 양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랫동안 투자하느냐 하는 점이다. 기간이 길수록 복리효과를 최대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준비기간은 노후설계 6요소 가운데 가장 쉬우면서도 영향력이 큰 요소이지만, 반면 가장 쉽게 지나쳐 버리는 요소이기도 하다.
 

국민연금관리공단 관계자는 "투자금액은 많을수록 좋지만 무조건 허리띠 졸라매는 식은 아니다. 금융상품을 목적에 맞게 합리화하고 소비성지출을 계획에 맞게 통제함으로써 추가저축량을 늘리는 방법이 좋다"면서 "수익률 역시 높을수록 좋지만, 남다른 나만의 고수익은 쉽지 않다. 그만큼 위험도 커지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자금이 필요한 시기와 위험률을 감안한 적절한 배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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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재무설계의 첫걸음은 부채 상환
그렇다면 은퇴를 앞둔 사람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은퇴하기 전 부채는 가급적 모두 상환한다는 목표를 수립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고정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매월 대출이자를 갚아야 한다면 생활 수준의 하락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은퇴에 앞서 △자산과 부채 규모 △대출 금리 △상환기간 등을 점검하고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노후 재물설계를 위한 부채 관리법의 첫걸음은 부채 규모를 파악하는 것이다. 부채를 하나하나 세분화하고, 가능하다면 한곳으로 몰고 최대한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게 관건이 될 수 있다. 한곳으로 몰기 어렵다면 부채를 하나하나 줄여 나가야 한다.
 

다음으로는 좋은 빚과 그렇지 않은 빚을 구분하는 것이다. 빚을 통해 얻은 수익이 이자와 원금을 갚고도 남으면 좋은 빚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수익이 생기지 않거나 수익이 이자보다 적다면 나쁜 빚이 되는 것이다.
 

부채 정리는 무조건 큰 빚부터 청산하겠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 좋다. 이자율이 높은 신용카드나 현금 대출부터 먼저 청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대학교 학자금 대출 같은 것은 상대적으로 후순위에 두는 것이 좋다. 대출 이자가 더 낮기 때문이다. 대출 규모가 작은 것, 상환기간이 짧은 것, 이자율이 높은 것부터 상환하는 것이 좋다.
 

많은 재무설계 전문가들은 '빚'의 두 얼굴을 지적하곤 한다. 잘 쓰면 약이지만 과하면 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퇴직을 앞두게 되면 빚은 줄이고 자기자본 비중을 높여야 한다. 철저한 부채 관리와 합리적 소비가 필요하다.
 

은퇴 후 남의 시선이 아닌, 자신이 만족하는 삶을 계획하고, 그에 맞게 지출 계획을 세운다면 충분히 안정적인 노후생활이 가능할 것이라 믿는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도움말: 국민연금관리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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