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첫 독립유공자 부부 탄생...30년前 남편 이정호 지사 이어 부인 한태은 지사 '건국훈장'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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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20 07:15  |  수정 2020-11-20 09:25  |  발행일 2020-11-20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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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애국지사 한태은 선생의 차남 이지웅(오른쪽) 전 건설협회 대구지회장과 손자 이석우 삼진씨앤씨 대표가 각각 이정호·한태은 지사의 훈장을 든 채 활짝 웃고 있다.
대구 최초로 부부 독립유공자가 나왔다. 주인공은 이정호·한태은 애국지사다.

지금까지 경북에는 이상룡·김우락, 이중업·김락, 이병화·허은(이상 안동), 주명우·윤악이, 김태을·신분금(이상 영덕), 권도인·이희경 지사(영양) 등 여섯 부부가 서훈을 받았지만 대구에선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7일 제81회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을 펼친 고(故) 한태은(1920~2006) 지사가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남편인 이정호(1913~1990) 지사가 애국장을 받은 지 3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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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한태은 지사와 30년전 서훈(애국장)을 받은 남편 이정호 애국지사의 존영.
한 지사는 독립지사 한진교 선생(애국장)의 딸로 임시정부 의원이었던 부친을 따라 중국 상하이로 가 부친이 설립한 인성 한인소학교를 졸업한 뒤 광복군 계열에서 독립운동을 펼쳤다. 1941년 중국 충칭에서 조선의용대 부녀복무단원으로 활동하다 이듬해 한국 광복군 개편 이후 광복군 제1지대 대원으로 활약했다. 이때 이정호 지사를 만나 결혼했다. 광복 후 대구에서 살다 70년대 중반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국땅에서 타계한 부부의 유해는 현재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묘역에 안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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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 지사(중간 왼족)가 백범 김구, 약산 김원봉 등 애국지사와 함께 있다. 이 사진은 1942년 중국 충칭에서 좌,우 독립운동단체가 합작해 개최한 제34회 임시의정원 회의를 긑내고 촬영한 사진이다.
이정호 지사는 '광복군행진곡'과 '선봉대가'를 작사·작곡한 달성 화원 명곡 출신 독립지사 이두산(본명 이현수)의 장남이다. 동생인 이동호 지사 역시 독립운동에 투신해 3부자 독립운동가로 알려져 있다. 이정호 지사는 광복군 제3지대 북경지구 특파공작원으로 활동하며 임시의정원 경상도의원으로 참여했다. 광복 후 총무처 상훈국장을 거쳐 영남대 영문과 교수를 역임한 뒤 세 아들을 따라 부인 한 지사와 함께 도미했다. 이정호·한태은 지사는 4남1녀를 뒀다. 차남 이지웅(79) 전 건설협회 대구지회장과 딸 이혜란(76·〈주〉서한 김을영 회장 부인)여사가 대구에서 살고 있다.

19일 이지웅 전 회장은 "어머니께선 평양 명문가의 딸로 태어나 정말 갖은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6·25때 대구로 와 시장에서 난전도 했지요. 정말 여장부였는데, 늦게나마 서훈을 받아 다행"이라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글·사진=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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