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독' 연매출 400억 넘어…현대車 공정 자동화 지원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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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1-25 07:33  |  수정 2021-01-25 13:36  |  발행일 2021-01-25 제3면
경북 로봇산업 선도 中企·스타트업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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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에프알티가 연구개발한 외골격형 웨어러블 로봇은 산불진화요원들의 배낭무게감을 최소화해 더 먼 거리를 빠르게 이동하도록 돕는다. 〈에프알티 제공〉

글로벌 로봇산업 시장은 2017년 245억달러 수준에서 2025년에는 1천772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우리 주변의 식당을 가보자. 지난해부터 배달의 민족에서는 서빙 로봇 '딜리플레이트'를 출시해 이미 국내 300여 개 식당에서 운영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식사 전 테이블 세팅과 식사 후 식기 처리 등 가사도우미 역할을 하는 손 달린 로봇 '삼성봇 핸디'를 선보였다. LG전자도 한국커피협회로부터 국내 최초로 로봇 브루잉 마스터 자격증을 획득한 'LG 클로이 바리스타봇'을 도입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말 1조원을 투자해 미국 로봇 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미래가 아닌 현재로 다가온 로봇 산업은 경북에서도 본격화되고 있다.

웨어러블로봇 생산 에프알티
산불진화요원 착용장비 개발

LCD로봇 등 제조 선우로보텍
사후관리 사업 역량까지 확보

◆경북의 대표 로봇 기업들

지난 20일 경북 경산의 웨어러블(입을 수 있는) 로봇을 생산하는 〈주〉에프알티를 찾았다. 제작 공장과 사무실이 붙어 있는 곳에서 20~30대 젊은 직원 10여 명이 모니터로 로봇 부품을 설계하거나 직접 부품을 제작하고 있다. 이 업체는 2015년 설립된 지역 대표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이다.

기자가 방문한 날도 다음날 납품할 웨어러블 로봇을 정리하느라 분주했다. 에프알티는 이미 산불진화요원의 구조장비 무게를 덜어주는 근력보강 로봇부터 산업 현장에서 다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까지 다양한 로봇을 개발 중이다. 특히 산림청 공중 진화대원이 착용하는 웨어러블 로봇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로봇을 착용하면 30㎏인 구조 배낭을 10㎏으로 체감할 수 있어 산길에서도 시간당 6㎞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에프알티의 웨어러블 로봇 기술은 사람이 착용하는 '외골격 설계기술'과 움직임을 파악하는 '의도 인식기술', 힘을 제어하는 '제어기술'을 조합한 가장 앞선 기술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에프알티는 긴급재난·의료지원·산업재해 예방 웨어러블 로봇 핵심요소기술 성숙도(TRL)가 상용화 전 단계인 7단계 수준으로 평가받아 조만간 다양한 분야에서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에프알티 공현철 부장은 "웨어러블 로봇이 고가인 경우가 많고 아직 일상화된 개념은 아니어서 판매처를 개척하기가 쉽지 않다"며 "하지만 재난·산업재해예방뿐만 아니라 고령화 등 노인들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하체근력을 보조해주는 실버용·등산 등 레저용 웨어러블 로봇을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성주군에 자리한 〈주〉신독을 찾았다. 이 업체는 자동차 제조공정에 투입되는 산업용 로봇팔과 자동차 부품을 잡아주는 지그(jig)를 생산·조립하는 곳으로 연 매출 400억원이 넘는 중소기업이다. 회사 규모답게 지역 로봇 기업 중에서는 보기 드문 큰 규모를 자랑한다.

신독은 현대로보틱스와 현대자동차의 스마트 팩토리(공정 자동화)를 지원하고 있다. 기자는 이날 신독의 로봇 생산라인을 직접 보지 못했다. 국내 한 자동차 회사의 새로운 자동화 생산라인을 조립 중에 있어 보안을 이유로 생산라인에 대한 참관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신독은 산업용 로봇에 대한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세계적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1일 경주 문산2일반산업단지에 자리한 산업용·LCD 로봇 제조 전문기업인 <주>선우를 찾았다. 2012년 설립한 뒤 산업용 로봇 분야의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LCD 로봇(6·8·11세대), 산업용 로봇(산업용 다관절 로봇·산업용 소형 로봇)을 조립 생산해 현대로보틱스에 납품하고 있다. 또 생산과 납품·설치·시운전·AS까지 로봇 산업의 모든 분야를 총괄할 수 있는 우수한 역량과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선우는 로봇의 전주기 관리 능력을 활용, 미국의 한 기업이 생산한 서빙로봇의 사후관리(A/S)를 담당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아직 구체적 답변을 받진 못했지만 선우는 향후 국내외에 판매되는 일반 로봇의 사후관리 사업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이들 기업뿐만 아니라 경북에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로봇 분야 스타트업이 적지 않다. 로보스코리아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과 함께 산업용 저수조·농업용 저수지·강바닥·연근해 등 다양한 수중 환경에서도 수중청소가 가능한 다기능 수중 청소로봇 'PIRO-U3'를 개발 완료해 상용화하고 있다. 또 포항의 린도로보틱스도 축산농가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가축전염병을 예방하는 자동 사료급여 로봇을 개발해 판매에 나서고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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