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대구경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대구경북민주화운동사' 발간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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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04   |  발행일 2021-02-05 제15면   |  수정 2021-02-05
대구경북민주화운동사
대구경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는 최근 대구경북지역 민주화운동사를 총 정리한 '대구경북민주화운동사'를 출간했다.

●대구경북민주화운동사편찬위원회/선인/609쪽/3만2천원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정리하고 기록하는 것은 무엇보다 민주화운동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대를 향한 것이며, 또 동시대인이면서도 민주화운동의 밖에 있던 이들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지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대구경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는 최근 '대구경북민주화운동사'를 출간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부터 지금까지 지역에서 발생한 모든 대구경북지역 민주화운동 역사를 한권에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은 대구경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산하 17명의 편찬위원으로 구성된 대구경북민주화운동사편찬위원회(위원장 장명재)가 기획과 편찬을 맡았다. 8명의 집필진이 참여해 1년6개월간의 집필을 거쳐 지난해 12월 발간했다. 편찬 사업은 △대구경북이 갖는 민주화운동에서의 정체성과 독자성 정립 △집필자와 편찬위원회 간 소통하에 체계적, 통일적 연구로 현장감 강조 △서울 중심으로 간행된 편중성과 역사적 누락 및 흠결 보완 △자료 소실을 방지하기 위한 보존과 정리 등을 목적으로 추진됐다.

책은 서문에서 "편찬 기획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건 70여년의 민주화운동 기간 대구경북이 가장 진보적인 지역에서 가장 보수적인 지역으로 변화한 원인을 해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경북은 현재 보수 세력의 아성으로 알려져 있다. 1987체제 이후 역대 선거에서 진보적 정당이 승리한 적이 한 번도 없으면서 이런 평가가 굳어졌다. 하지만 대구경북이 대한민국 수립 이후 줄곧 이랬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 대구경북은 1946년 10월항쟁의 발원지이자, 60년대까지 한국에서 가장 진취적이고 개방적이었던 지역이다. 그러나 박정희 정권은 지역주의를 통치전략으로 활용했고, 인혁당, 남민전 등 대형 공안 조작 사건으로 지역 민주화운동 세력을 집중적으로 탄압함으로써 권력 기반과 분단 반공체제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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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10월26일 대구지검 점거농성 당시 경찰이 진입하자 이창환 학생이 대구지검 4층에서 뛰어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역주의는 1980년대 신군부 집권 후에도 강화됐다. 보수 세력은 이를 활용해 수십 년 동안 정권을 유지해왔다. 그 결과 대표적인 저항 도시로 꼽힐 정도로 진취적이었던 대구경북은 급속히 보수화됐다. 이런 영향으로 인해 대구경북지역의 민주화운동은 그 치열함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대구경북의 민주화운동 세력은 민주주의의 의지를 끊임없이 표출하면서 집권세력에 맞서 비판하고 저항해 왔다. 이 책은 70여년간 대구경북 민주화운동세력의 저항 의지와 그 활동 상황을 상세히 담고 있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됐다. △제1부 1950~60년대 대구경북의 민주화운동(허종 충남대 교수) △제2부 1970년대 유신독재 치하의 민주화운동(석원호 경북대 강사) △제3부 1980년대 민주화운동(송호상 동양대 강의전담 교수 및 및 김상숙 성공회대 연구교수) △제4부 부문별 민주화운동(임채도 인권재단 상임이사·장명재 전 전교조 대구지부장·윤규홍 전 대구사회연구소 편집주간·김임미 영남대 강사)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책임 집필을 맡은 석원호 교수는 "대구경북은 보수 세력의 심장부에서 민주주의의 의지를 끊임없이 표출하고 그들을 타격해 한국 사회 민주주의 발전에 중요한 보루 역할"을 해 왔다고 지적하며 "향후 고립된 투쟁을 넘어 지역 대중을 설득, 정치적 다수가 될 수 있는 대중적 활동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명재 편찬위원장은 "공들여 역사를 정리해 기록을 남기는 작업은 이후 진보의 역사를 힘차게 열어가려는 의지의 표명"이라며 "책을 토대로 대구경북지역 민주화운동이 한층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한편, 대구경북민주화운동사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지역민주화운동사 연구총서 중 7번째 책으로 충북민주화운동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전북·제주·대전·충남, 인천·경기 등 총 7권의 지역민주화운동사 연구총서가 발간됐다.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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